평택 고교평준화는
균형 발전과
교육 정상화를
이루게 하는 초석이다

 

▲ 박명진 추진위원장
평택고교평준화추진위원회

평택은 고교비평준화 지역이다. 평택 중학생들은 예전처럼 고교입시를 치르지는 않아도 중학교 내신점수를 통해 고등학교를 지원한다. 학생 선발기준을 오로지 학교 성적으로만 평가하고 있다.

그동안의 평택고교평준화시민연대 활동을 순간순간 기억해보면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2015년 1만인 서명을 목표로 길거리와 학교 앞, 각종 행사장과 축제 등을 직접 다니고 온라인 서명 등을 통해 홍보하며 의견을 모았다. 열심히 발로 뛰어 다니며 모아 온 서명인부를 가지고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을 찾아갔지만 교육감과의 면담은 너무나도 실망스러웠다. 교육감은 “평택시 분위기와 평택시장의 의지가 없어 아직 어려움이 많다”라는 답변을 했다. 교육감 공약사항이었으며 교육청 관할 사업이기에 시민이 요구하면 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그러나 고교평준화는 평택시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한 정책이었고 시장의 교육정책 방향과 맞아야 이뤄질 수 있는 것이었다. 이후 시장 면담을 위해 여러 번 공문을 보냈으나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특단의 조치로 기자회견을 열고 시장면담 요청 민원접수를 한 후에야 시장을 만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미 임기를 얼마 남겨 두지 않은 상황이었고, 개인적으로는 적극적으로 찬성하지만 시기상조라는 답변을 할 뿐이었다.

평택이 고교평준화 지역으로 포함돼도 당장 시행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실무 협의체가 구성되고 초등학교 5, 6학년과 중학교 1학년 등 고교평준화 첫 시행에 포함되는 학생들의 학부모를 대상으로 타당성 조사를 시행해 권역별로 70%이상 찬성해야 가능한 일이다. 그리고 평택시가 적극적인 협조를 통해 교통 개선, 학교 간에 편차 줄이기 등 평준화 시행을 위한 실질적인 문제들을 점차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그래서 바로 고교평준화를 시행하고자 해도 향후 최소한 3년에서 4년이 걸리고, 타당성 조사를 통해 권역별로 70%가 나오지 않으면 시행은 난항이 될 수밖에 없다.

평택고교평준화시민연대는 지난 5년 동안 꾸준한 활동을 해왔다. 정기회의를 지속하면서 의견을 나누고, 매년 권역별 학부모 설명회와 기금마련 바자회, 토론회 참여, 정기적인 신문 기고 등을 통해 평택고교평준화를 알리고 요구해왔다. 시간이 흘러 아이들은 성장하고 정권은 교체됐다. 이렇게 보내온 시간들이 결코 헛되지 않았다. 연대 활동을 함께 해온 시민들 중에는 평택시의원과 경기도의원이 된 이들도 있다. 또 올해 6.13지방선거에 출마한 시장 후보 모두가 평택 고교평준화를 공약사항에 포함했다. 그리고 이제 시민연대는 추진위원회로 조직을 재정비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다. 인공지능 시대다’라고 하면서 기존 교육에 대해 전면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다양한 평가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또한 공교육만으로는 채울 수 없는 부분을 마을교육공동체와 함께 해내고 있고 1년 동안 시험을 보지 않고 진로탐색을 하는 자유학년제를 시행한다. 그런데 고교비평준화 지역 학생들은 평준화 지역 학생에 비해 이 모든 것이 취지에 맞게 실행되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교육을 펼치기에 그 기반 자체가 다르다. 중학교 생활을 다양하게 펼친다고 해도 결국 고등학교 진학을 위해서는 성적으로 평가돼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불평등한 구조를 그대로 두고 교육에 관해 이야기 하는 것은 모래 위에 짓는 집과도 같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평택은 어느 때까지 고교 평준화를 시기상조라고 말하겠는가? 고교평준화는 사회적 논란이나 일부 집단의 반발이 생길 수 있다는 점에서 어느 쪽에서도 선뜻 나서지를 않으려고 한다. “만약 우리가 그 무엇도 시도할 용기가 없다면 인생은 무슨 의미를 갖겠는가?”라는 빈센트 고흐에 말처럼 이제는 용기를 내어 시도해 본다. 평택고교평준화추진위원회는 시민 활동에 머물렀던 지난 시간을 토대로 고교평준화 진행 절차에 따라 경기도교육청에 청원서를 접수 하고자 한다. 의견을 모으기 위한 서명에 많은 학생과 시민이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관심 가져 주기를 바란다.

평택 고교평준화는 지역 간, 학교 간 균형 발전과 교육 정상화를 이루게 하는 초석이다.

저작권자 © 평택시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