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구성 푸른날개합창단, 9월 10일 창단공연
김향순 단장 “불협화음보다 장애인 행복이 최우선”

 

장애인으로 구성된 아마추어 합창단이 서로의 장애를 보듬으며 완성한 아름다운 하모니를 무대 위에서 선보여 지역사회에 큰 울림을 주고 있다. 시각장애인, 청각장애인, 지적장애인, 발달장애인 등 40여명의 장애인들이 저마다 불편한 곳은 다르지만 서로를 배려하며 만들어낸 하나의 화음은 그래서 더 감동적이다.

정주휘 지휘자의 지휘로 9월 10일 평택남부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창단공연에는 정장선 평택시장과 권영화 평택시의회 의장을 비롯해 많은 내빈과 관객들이 1층과 2층까지 700석을 가득 메워 따뜻한 온기를 만끽했다. 불편한 몸을 서로에게 의지하며 무대에 오른 합창단원들은 ‘보리밭’ ‘고향의 봄’ ‘아름다운 나라’ ‘경복궁 타령’ ‘아리랑’ ‘다시 일어나요’ 등의 노래를 들려주며 감동적인 무대를 이어갔다.

악보를 보지 못하는 단원, 소리를 듣지 못하는 단원, 몸이 불편한 단원까지 합창연습을 하는 동안에도 수많은 역경에 부딪혔던 단원들은 이날 많은 사람들 앞에서 합창은 단순히 노래로만 이뤄지는 것이 아님을 여실히 보여줬다.

이날 공연에는 인간극장에도 출연했던 베이스 전준한, 시각장애인 가수 오하라, 평택오페라단이 특별출연해 무대를 빛냈으며 무대 밖에서는 백승휴 사진작가가 단원들과 시민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냄으로써 이날의 감동의 오래 간직할 수 있게 했다.

2017년 12월 4일 오디션 공고를 낸 후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오전 10시부터 12식가지 장애인회관에서 연습했던 단원들은 추위와 폭염에도 불구하고 열정적으로 노래를 연습한 결과 지난 6월 28일에는 평택시 수어학술제에서 식전 공연으로 첫 선을 보이기도 했다.

앞이 보이지 않아도, 내 맘대로 목소리가 나오지 않아도, 몸이 불편해도 합창단원으로서 멋진 화음을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했던 단원들은 세상의 편견을 깨고 스스로의 자존감을 높이며 푸른 하늘로 힘껏 날아오르는 단계를 밟아나갔다.

현재 ‘푸른날개합창단’은 20대부터 70대까지 장애를 가진 남녀노소 40여명이 활동하고 있으나 이제 곧 발달장애를 가진 10대 청소년 14명이 함께 할 예정이어서 단원은 10대부터 70대까지 50여명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김향순 푸른날개합창단장은 “장애와 비장애의 차이는 불편함의 차이인데 사회적 편견은 그들이 누려야 할 많은 것들을 배제하고 있다. 이번 합창은 그런 것들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라며 “눈이 보이지 않는 사람들은 목소리로 함께 하고, 귀가 들리지 않는 분들은 몸짓으로 노래를 한다.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존감을 높여서 행복지수를 높이도록 하는 것이 푸른날개합창단의 목표”라고 전했다.

또한 “언어장애를 가진 분들은 기본적으로 합창을 하기 어렵지만 푸른날개합창단에서는 가능하다. 불협화음은 생기겠지만 중요한 것은 이곳에서 그분들이 행복한가 하는 것이기 때문”이라며 “이제 곧 합창단에 들어오게 될 10대 발달장애 청소년들의 수업이 끝나는 시간이 오후 4시 이후여서 연습이 끝나면 늦은 저녁이 되기 때문에 교육청과의 협의도 필요한 시점이다”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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