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평택의 대표예술이자 자산이며
시민의 가슴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 이수연 전 부이사장
한국사진작가협회

한국사진작가협회 평택지부가 창립 30주년을 맞아 또 한 번의 특별한 행사를 연다. 전시형태를 통해 사진을 사고파는 ‘제3회 평택포토페어 PPF : pyeongtaek photo fair’다.

10월 5일부터 평택호예술관에서 개최하는 평택포토페어는 작가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해주는 전시지만 지자체가 예산을 지원하는, 전국적으로 그 유례가 드문 행사다. 그 당위성은 자생력이 약한 순수예술가에게 직접 지원해 주는 것보다 홀로서기 할 수 있는 토양을 만들어준다는 차원에 있다. 하지만 그 안에는 단순한 지원을 넘어 계량하기 힘든 효과를 담고 있다.

첫째는 사진작품을 정상적인 거래 미술품으로 인식시키는 변화다. 이는 원판이 있다는 이유로 판화 수준의 복제품 취급을 받으며 거래되는 현실에 보태어 사진가 스스로 선심 쓰듯 나누어주는 식의 풍토까지 바꿀 수 있다. 물론 그 반대편에는 작가가 자기 작품에 터무니없이 가격을 매기며 왜곡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문제는 그림과 달리 작품 완성에 드는 정성과 시간이 상대적으로 극히 적거나 작아서 발생하는 인식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또한 취미 수준으로 시작해 창작에 대한 자기 철학을 구축하지 못한 일부 작가에게서 시작한 풍조에도 기인하는 것이었다. 왜곡된 가격을 책정하는 현상도 이와 비슷한 데 평택포토페어를 통해 이런 현상들이 많이 해소되거나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는 평택 예술의 위상으로 볼 때 현상적 수준을 훌쩍 뛰어넘는 결실을 도모했다는 점이다. 인근 도시는 물론 대도시에서조차 시도하지 못하는 이런 활동이 단적으로 평택 사진계의 힘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한데 이와 더불어 회원 개개가 평택포토페어 작가 선정을 하나의 기준으로 생각하고 있을 정도의 인식 변화까지 불러왔다는 점은 매우 고무적이다.

세 번째는 현실적, 대중적 사진의 위상을 재정립하려고 한 점이다. 평택포토페어가 ‘한 집, 한 사진 작품’을 목표로 한만큼 이는 당연하다. 그렇다고 너무 티 나게 싸구려 냄새를 풍기면 안 된다.

이 말은 평택포토페어가 ‘관습적 아름다움에서 벗어나 현실을 전복할 때 질리지 않는 작품을 만들 수 있다’는 ‘현대예술’의 관점에서 한발 물러나 일반인도 동감할 수 있는 작품을 부담 없는 가격에 소장할 수 있도록 시도한 행사를 의미한다. 실제로 평택포토페어는 상당 수준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반면에 행사의 이면에는 아직 부족한 점도 있다. 주최 측의 기대와 달리 판매가 많이 저조한 점에 대한 대책과 수준 높은 참여 작가 군群을 형성하는 방법을 다시 생각하는 것 그리고 이 행사를 통해 전시행사의 운영과 기획력을 가진 요원을 양성한다는 또 하나의 과제가 현재 진행형이라는 점이다. 자체적으로라도 이러한 점들을 한 번쯤 환류 평가해야 할 시점이라고 본다. 

마지막으로 2년 뒤에 있을 평택포토페어의 성격이다. 고덕국제신도시 완성과 더불어 평택 행정타운 계획 구체화가 이뤄지는 시점이 되면 평화예술의전당을 구심점으로 하는 그곳에 평택예술의 중심지역이 새롭게 조성될 것으로 예상한다. 그때쯤이면 평택호예술관 수준의 전시관으로는 부족할 것으로 생각한다. 평택포토페어가 작가의 사진을 계속 팔아주는 시장에 머무를지 아니면 한 걸음 더 나아가 평택을 대표하는 예술행사로서 도약하는 또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할지 지금부터 고민해야 한다.

현재 몇몇 대도시에서 포토페스티벌이라는 이름으로 행사를 열고 있기에 우리는 그들과 차별화한 어떤 행동을 해야 할지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

사진은 이미 ‘작품’ 수준을 넘어 21세기 현대 예술의 총아로 평가받았다. 동시에 평택의 대표예술로서의 자긍심도 갖고 있다. 분명 평택의 자산이다. 사진이라는 하나의 영역에 머물 것이 아니라 시민의 가슴으로 들어가야 한다. 자화자찬 같지만 그렇게 되기 위해서 평택포토페어를 이끄는 평택 사진가들에게 더 큰 분발을 촉구하며 그동안의 노고에 갈채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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