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 선근종, 빈혈의 경우 빨리 치료해야
치료 방향, 임신 원하느냐에 따라 달라져

심한 빈혈로 오래 동안 고생하다가 내과에서 위내시경과 대장내시경 후 특별한 원인을 못 찾은 중년 여성이 생리양이 약간 많다고 해서 산부인과 질초음파 후 자궁 선근증 진단을 받는 경우가 있다. 이런 여성들은 ‘산부인과에서 정기적으로 검사를 했는데 그런 얘기는 처음 들어요’라고 말한다. 그 만큼 자궁 선근증은 중년 여성에서 매우 흔하고 심하면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병임에도 잘 알려지지 않아 치료시기를 놓치거나 치료를 안 하는 경우도 많다.

자궁 선근증은 어떤 질환인가?
자궁 선근증은 자궁내막 조직이 자궁의 근층에 파고 것을 말한다.
자궁의 가장 안쪽을 생리혈이 만들어지는 자궁 내막이라 하고, 그 바깥 부분을 자궁 근층이라고 한다. 다시 말해서 자궁의 가장 안쪽에 있어야 될 조직이 그 바깥층인 근육층으로 파고든 것을 자궁 선근증이라 한다.
이렇게 되면 자궁의 근육층이 두꺼워 지며 생리통, 생리양 증가에 따른 빈혈, 불규칙한 출혈, 아랫배 통증, 허리통증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자궁 선근증은 자궁근종과 흔히 동반되는 경우도 많다.
앞서 설명했듯이 선근증은 조직단계에서 일어나는 변화이므로 조직을 때서 현미경으로 봐야 진단 할 수 있으나, 환자의 증상, 혈액학적 검사, 초음파 소견을 종합해 보면 대부분의 선근증을 비교적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다.

여러 상황을 고려해야 할 자궁 선근증
자궁 선근증이 있다고 해서 전부 치료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위에서 말한 증상이 심할 때 치료를 해야 하며, 특히 빈혈이 있는 경우는 빨리 치료를 받아야 된다는 강력한 신호라 할 수 있다.
치료의 방향을 정하기 위해서는 향후 임신을 원하느냐 그렇지 않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임신을 원하면 자궁을 유지한 채 주로 약물 요법을 사용한다. 비 스테로이드 성 소염제, 호르몬 제, 배란을 억제시키는 프로제스테론 제제등을 사용하지만 빈혈, 다시 말해 생리양을 줄이는 데는 높은 효과를 보이지 못한다. 최대한 빨리 임신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고, 임신을 원하지 않는다면 완치할 수 있는 수술적 치료를 할 수 있다.

복강경을 통한 수술적 치료
자궁선근증은 증상에 있어서는 자궁근종과 같지만 치료에 있어서는 상당히 다르다. 그 이유는 자궁 선근증은 자궁자체가 병이고 자궁근종은 근종(혹)부분만 병이기 때문이다. 두 공기의 밥이 있는데 한 밥그릇에는 주먹만한 돌멩이를 놓고 다른 밥그릇에는 모래를 뿌렸다면, 한쪽은 돌멩이만 치우면 밥을 먹을 수 있지만 모래를 뿌린 쪽의 밥은 대부분의 위쪽 밥을 버려야 하는 것을 비유할 수 있겠다. 결국 근본적인 치료 방법은 자궁의 전부 혹은 자궁 근층을 거의 제거 하여야 한다. 이러한 자궁(부분)적출술은 배를 가르지 않고 작은 구멍 3-4개를 통해서 복강경 수술이 가능하고 심지어는 배꼽에 구멍 하나만을 내 수술하는 이른바 무흉터 수술을 통해서도 가능하다.
복강경 수술은 개복 수술에 비해서  입원기간 단축, 수술 후 통증 경감, 신속한 일상생활로의 복귀, 복강 내 유착형성의 최소화, 미용적 효과 같은 장점이 있다.
수술시간은 1시간에서 1시간 30분이면 충분하고 3일 후면 퇴원이 가능하다. 요즘에 자궁용해술이라고 하여 고주파를 이용해서 자궁을 제거하지 않고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이 소개 되는데, 역시 자궁 선근증을 충분히 이해한다면 효과가 적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자궁 근층에 고루 퍼져있는 자궁내막 세포를 다 파괴하기 위해서는 결국 자궁 근층 전부를 용해시켜야 되는데 이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 할 뿐만 아니라 그렇게 한다면 수술 후에 상당한 기간 동안 복통에 시달릴 것이다.
자궁은 여성에게 출산한 후에는 어떤 기능도 하지 않으므로 자궁을 제거 한다고 해서 달라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강조한다.

 

 

 

 

강희석 과장
굿모닝병원 산부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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