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배 판로 확대 나설 것”

배연구회·친환경농업인聯 부회장
회사원에서 영농인으로 제2의 삶

 

 

“평택배가 더욱 널리 알려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싶습니다. 또 배축제를 여는 방안이나 현재 활동 중인 평택시배연구회를 법인화해 배 재배 농민의 판로 확대 방안을 모색하고 있죠”
평택시 안중읍 덕우리에서 태어난 이정경 대표는 젊은 날 지역을 대표하는 기업의 근로자로, 또 배 과수원을 운영하는 농업인이자 영농인으로 삶의 터전을 닦아왔다. 의도치 않게 20년간 근무한 직장에서 나오게 되고 나서 과수원을 운영하기 시작한 이정경 대표는 평택시배연구회와 평택시친환경농업인연합회에서 활동하며 평택지역 과수 영농 발전을 위해 애쓰고 있다.

농사의 꿈 품은 회사원
평택시 서부지역에서 태어나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 칠원동으로 이사했다는 이정경(57) 대표는 송탄초등학교와 한광중·고등학교를 졸업한 평택 토박이다.
“평택은 제가 고등학교에 다닐 때만 해도 대부분이 논과 밭으로 이뤄져 집집마다 농사를 짓는 게 흔했죠. 군대를 전역하고 직장에 들어가기까지 집안의 농사일을 도우며 지내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그는 28세가 되던 1989년도에 쌍용자동차에 입사했다고 한다.
“처음에는 현장 생산직으로 입사해 차근차근 진급했고 퇴직하기 직전에는 관리직으로 일했습니다. 하지만 2009년 대규모 정리해고 사태 당시 회사를 나올 수밖에 없었죠”
사실 회사가 기울기 시작하면서 이정경 대표는 마음속에 품어왔던 농사에 대한 꿈을 키우고 있었다. 그는 주말 시간을 쪼개 귀농·귀촌교육을 다녔다고 한다.
“처음엔 안성농협교육원에서 진행하는 귀농·귀촌 교육 1기 수료생으로 참여해 5개월에 걸친 교육과정을 이수했습니다. 이후에도 평택지역뿐만 아니라 천안, 예산, 서울대학교, 농업진흥청 등 지역을 가리지 않고 교육을 받으러 다녔죠. 그렇게 3년 가까이 공부한 뒤 본격적으로 과수원 운영을 시작했습니다”

본격적인 농업인의 삶
사실 이정경 대표가 본격적으로 과수원 일을 시작한 데에는 안타까운 사연이 있다. 그의 매형이 과수원 일을 하던 중 농기계 사고로 세상을 떠난 것이다.
“매형에게 안 좋은 일이 생기면서 당시 임대 운영 중이던 배 과수원을 제가 운영하게 됐습니다. 나름대로 오랜 기간 교육을 받아 왔지만 직접 과수원을 운영하려니 정말 힘들었어요”
그는 과수원을 운영하기 시작하고 2년 뒤인 2012년부터 평택시배연구회에서 활동하기 시작했다.
“어느 날 김향태 회장으로부터 평택시배연구회 사무국장을 맡아 달라는 부탁을 받았습니다.  4개월 정도 고심 끝에 같은 직종에서 일하는 농민과 인맥도 쌓고 충분히 배울 점이 많다고 판단해 연구회에 참여했습니다”
평택시배연구회 사무국장으로 활동하면서 그가 가장 먼저 한 일은 배연구회 현황자료를 정리하는 일이었다.
“배연구회에 가입할 당시 선배님들이 수집한 방대한 자료가 있음에도 이를 정리하거나 취합한 자료집이 없었어요. 1년간에 걸친 노력 끝에 1994년 첫 결성부터 당시까지의 자료를 모두 취합한 자료집을 출간했습니다. 당시 계장으로 근무했던 조현욱 평택시농업기술센터 소장이 많은 도움을 줬어요”

선구자가 되기 위한 노력
이정경 대표는 현재 평택시배연구회와 친환경농업인연합회에서 부회장으로 활동하면서 농산물 판로 확보와 수출에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배연구회에서는 매년 가을 배품평회를 열고 서로의 배를 평가하며 품질을 높이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 지난 9월에는 정장선 평택시장과 간담회를 열고 평택배축제 개최, 꽃가루단지 조성 등 다양한 지원방안을 의논했죠”
그는 평택시배연구회 임원 자격으로 경기도배연구회에서도 열심히 활동하며 그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2016년에 경기도지사 표창을 받기도 했다.
“지난 2015년 세계농업기술상에서 협동영농조합부문 대상을 받으면서 평택시배연구회에 많은 발전이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상을 받고 대외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었죠. 앞으로 연구회에서 나아가 법인화를 이뤄낸다면 배를 재배하는 지역의 과수 영농인에게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친환경농업인연합회에서는 이미 ‘베농협동조합’이라는 마을기업을 조직해 운영 중인 이정경 대표는 수출 사업을 모색하고 있다.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이나 경기도농업기술원, 농업진흥청을 통해 베농영농조합의 농산물을 수출하는 방안을 찾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도 수출사업에 참여하는 것이 영농인으로서 목표 중 하나에요”
배 과수원뿐만 아니라 채소와 벼농사도 짓고 있는 그는 현재 800평 정도의 ‘루비에스’ 사과 과수원도 조성 중이다. 남들보다 뒤늦게 시작한 농사일이지만 누구보다도 발전하기 위해 노력하는 이정경 대표의 모습이 훗날 후배들에게 존경받는 농사꾼의 모습으로 남아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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