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적 특성에 맞는 노인복지 필요”

지역 특성과 시대적 흐름 파악해야
여러 분야 아우르는 복지정책 필요

 

 

“지역 어르신들이 가지고 있는 역량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노인이 죽으면 도서관 하나가 불탄 것과 같다’는 아프리카 속담이 있듯이 노인이 자신의 경험과 재능을 사회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죠”
대한성공회 신부로서 다양한 사회복지 활동을 펼쳤던 최수재 관장은 지난 2007년 노인복지시설인 성신은빛마을을 설립하면서 평택 안중지역에 정착했다. 동시에 서부노인복지관 위탁 운영을 시작해 10여 년간 관장으로 활동해온 그는 지역적 특색과 함께 노인복지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그 변화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사회복지로 향한 성장기
인천 강화도가 고향인 최수재(52) 관장은 어린 시절 대한성공회 강화성당 바로 옆에서 자라면서 자연스럽게 사제의 꿈을 품었다.
“어머님을 따라 바로 옆 성당에 다니면서 아주 어린 시절부터 교인이 됐어요. 그때 성당에 다니면서 막연히 신부가 돼 보육원에서 아이들을 돌보는 미래를 꿈꿨습니다. 결국 고등학교 졸업 후 신학대학에 입학했죠”
그는 성공회 신학대학교에 다니면서 자연스럽게 사회복지를 접하고 또 부전공으로 선택하면서 더욱 깊이 관심을 두게 됐다.
“입학하고 1~2년 뒤에 사회복지학과가 생겼습니다. 모두가 함께하는 분위기인 데다 성공회 신부는 항상 사회선교와 동행해왔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사회복지학을 함께 공부했죠”
최수재 관장이 사회복지에 관심을 두게 된 것은 사실 부모님의 영향도 크다.
“사람들은 종종 어떻게 사회복지를 시작하게 됐느냐고 질문을 합니다. 그러면 저는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부모님으로부터 물려받은 DNA 덕분이라고 말하죠. 어렸을 적 국수공장을 운영하던 부모님이 매일 저녁 남은 재료로 수제비를 만들어 어려운 분들에게 나눠주셨는데 이 모습을 보고 자란 것이 제게 영향을 끼친 것 같습니다”

평택 서부지역과의 인연
최수재 관장은 신학대학 졸업 후 대한성공회 신부로 활동을 시작하면서 동시에 사회복지 활동을 함께 펼쳐왔다.
“어느 날 성공회 교주님께서 사회복지 관련 일을 하는 것이 어떻겠냐며 제안을 하셨습니다. 마침 청소년수련원에서 일하며 관련 자격증을 취득한 상황이었죠. 그렇게 성공회 사회복지법인을 만드는 과정에 참여해 1년간의 노력 끝에 법인을 설립했습니다”
이후 사회복지법인에서 일하던 그는 평택 안중으로 발령받으면서 노인복지시설인 성신은빛마을을 설립하고 동시에 서부노인복지관 위탁운영을 맡았다.
“2008년 1월 1일부터 서부노인복지관을 위탁 운영하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성신은빛마을의 운영도 함께 맡으며 현덕면 대안리교회 관리사제로도 활동했죠. 2년 뒤부터는 성신은빛마을 운영을 다른 전문가에게 맡기고 서부노인복지관 운영에 집중하기 시작했습니다”

노인복지의 새로운 지향점
최수재 관장은 평택 서부지역의 사회복지 인프라가 굉장히 열악하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현재 서부지역에서 복지관이라는 타이틀을 내걸고 운영하는 곳은 서부노인복지관이 유일합니다. 처음에는 장애인이나 일반 시민이 찾아와 복지관을 이용할 수 있도록 조처해달라며 항의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죠”
이처럼 빈곤한 서부지역 사회복지 인프라로 인해 불편을 겪는 시민을 보면서 그는 서부노인복지관이 지역 복지시설의 맏형 역할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법을 넘지 않는 선에서 지역의 특성을 고려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예를 들면 다문화 가정의 경우 자녀와 해외에서 시집온 며느리뿐만 아니라 그 시부모까지 살필 수 있는 복지 사업 등이 있죠. 조손 가정의 경우도 아이들뿐만 아니라 할머니, 할아버지에 대한 복지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평택 서부지역은 사회복지뿐만 아니라 교통 인프라도 열악하다. 최수재 관장은 이러한 지역 특성을 고려한 복지 정책의 필요성을 일찍이 깨닫고 있었다.
“평택 서부 5개 읍·면은 상당히 넓은 지역이지만 교통이 불편해 멀리 거주하는 어르신들은 우리 복지관을 방문하는 것이 사실상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해소 방안을 지역사회가 함께 고민해야 해요. 저는 각 지역 경로당을 거점으로 운영하는 이동복지관 사업이 가장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이러한 지역 특색뿐만 아니라 시대에 흐름에 변화하는 노인들의 요구도 잘 꿰뚫고 있다. 그 흐름을 잘 파악한 사업이 바로 ‘선배시민대학’이다. 노인이 다른 세대와 소통함으로써 자신의 재능을 선보일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프로그램이다. 
이처럼 지역적 특성과 시대의 흐름을 파악해 노인복지 발전을 위해서 힘쓰는 최수재 관장의 노력이 평택 서부지역 복지 인프라를 높이는데 밑거름이 되길 기대한다.

저작권자 © 평택시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