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벽으로부터
자유로운 사회에
한걸음 다가가기 위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노력해야 한다

 

   
▲ 김윤숙 사무국장
평택시수화통역센터

2018년 10월 부양의무제가 폐지되고 내년에 장애등급제가 폐지되는 움직임 속에 장애인 인권에 대한 목소리를 듣게 됐다. 현재 근무하고 있는 기관에서도 부양의무제로 인해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모습을 보고, 나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으면 관심이 없는 현대사회에서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 생각했다.

사람은 각자 다른 시선을 가지고 있다. 무엇을 보고 생각하는가에 따라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진다. 그 시각을 영화 매체를 통해 보여주고자 장애인인권영화제를 기획했다.

평택시에서 처음 진행한 장애인인권영화제는 인권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하게 했다. 국어사전에는 ‘인간으로서 당연히 가지는 기본적인 권리’라고 정의하고 있다.

한국사회에서 기본적인 권리가 무엇이고 장애인으로 살아가면서 기본적인 권리를 누리고 살고 있는지, 그렇지 않다면 그 권리를 찾고자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알고 싶어졌다. 그 움직임을 장애인인권영화제에 담고자했다. 장애인 인권에 대한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한 영화를 선정하고 내가 살고 있는 평택지역에 어떠한 장애인 시설이 있는지 시민에게 알리고 싶었다.

제13회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 선정작 ‘장애, 그게 먼데?!’와 제16회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 선정작인 ‘장애등급제 부양의무제 폐지 광화문농성 1842일 그리고’를 개막작으로 장호경 감독과 대화하는 시간을 갖고 ‘물괴’ 등 배리어프리 한국영화와 청각장애인이 등장하는 ‘목소리의 형태’를 상영하면서 평택시민에게 장애인 인권과 장애인 인식 수준을 높이는 변화를 기대했다. 그러나 그 기대는 상상에 불과했다. 현실은 차가웠고 바쁘게 돌아가는 삶 속에 장애에 대한 인권은 소외됐다.

장애인 당사자 또한 장애인인권영화제에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럴만한 여유가 없을 수 있다.누구를 탓 할 수는 없다. 그 만큼 변화가 느릴 뿐이다. 그 만큼 사회가 행복하지 않을 뿐이다.

그렇지만 행복은 가만히 있다고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내년에 평택시장애인인권영화제라는 이름으로 어느 만큼의 움직임과 변화를 줄 수 있을지 기약할 수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은 변화를 기대해 본다.

장호경 감독은 인권이란 이 사회에서 차별받고, 억압받고, 힘들게 살아가는 분들이 기댈 수 있는 마지막 언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모두의 인권이 지켜지는 사회 즉, ‘장벽 barrier’으로부터 ‘자유로운 free’ 사회에 한걸음 다가가기 위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나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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