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8년 9월 4일

14세 소년 돈 노려 미행
협박 후 반항하자 살해

 

“지난 사일에 진위군 청북면 노상路上에서 어떤 소년의 참살시울慘殺屍鬱이 발견되어 소활평택서所豁平澤署 급及 경찰부警察部 형사과刑事課 야촌野村 형사부장刑事部長 이하 수명의 형사가 출동조사한 결과, 피해자는 수원군 매송면 숙곡리 김상봉(14)으로 판명判明되었으며, 범인 수색상搜索上에 유력한 단서端緖를 얻었으므로 전력全力을 다하여 수색搜索하던 터이던 바, (중략) 범인 김상학은 이에 욕심慾心을 일으키어 가만히 피해자를 추적追跡하여 동가同家에서 약 구전九町쯤 간 노상路上에서 만나 돈 내라고 협박하였으나 피해자는 이를 거절하고 도망하므로 드디어 악의惡意를 일으키어 길가에 있던 길이 사척四尺쯤 되는 참나무 몽둥이로 구타毆打하여 살해하였으며, 누구인지 분별分別치 못하게 안면顔面을 난타亂打 강탈强奪하여 가지고 집으로 돌아왔다는데, 그 사체死體의 참상慘狀은 형언形言할 수가 없다더라”(『매일신보』 1928년 9월 11일)

‘도박 賭博’의 사전적 의미는 돈이나 재물을 걸고 내기를 하는 것을 일컫는다. 흔히 ‘노름’이라고 하는데, 중독되면 자신뿐만 아니라 가족, 친지 등에게 불행을 안기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도박은 사회 병리적으로 큰 문제가 되기도 한다. 요즘이야 경마라든가, 카지노처럼 합법적으로 도박이 허용되기도 하지만 도박에 한 번 중독이 되면 빠져나오기 힘들다. 때로는 도박으로 인해 살인사건이 발행하기도 하는데, 평택에서 ‘도박살인사건’이 발생했다. 그것도 사소한 돈 때문에.

때는 1924년 7월 6일이었다. 청북면 한 도로상에 어린 14세 정도의 소년이 형체를 알아 볼 수 없을 정도로 처참하게 죽었다. 그 사연인즉 도박과 관련이 있었다. 수원군 매송면에 사는 김상봉이라는 소년은 청북면 용성리에 사는 김상학의 집 앞을 지나가게 됐다. 김상봉은 일찍 불가에 귀의한 스님으로 영리하다고 소문이 났다. 김상학의 집을 지나가던 오후 2시경 마침 여러 사람이 모여 도박을 하고 있었다. 이를 지나치지 못한 소년은 도박에 흥미를 느끼고 자신도 모르게 도박에 끼어들었다. 밤 10시까지 계속된 도박에서 영리한 소년은 2원을 따게 됐다. 

늦은 밤 도박을 끝나고 돌아가는 소년에 흑심을 품은 김상학은 소년을 뒤따라가기 시작했다. 자신의 집에서 약 10리 정도 떨어진 곳에 이르렀을 때 소년을 붙잡아 돈을 내놓으라고 협박했다. 소년이 반항하자 길가에 있던 4척 정도의 몽둥이를 들고 소년을 무자비하게 구타했다. 돈을 빼앗은 김상학은 소년이 누구인지 알아보지 못하게 얼굴을 아주 짓이겨 놓았다. 얼마나 잔인하였던지 그 참상을 형언할 수 없을 정도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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