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향유권을
강화하는 것이
현시대의 요구이자
도서관의 소명이라고
생각한다

 

▲ 유현미 관장
평택시도서관

최근 사회간접자본으로서 공공도서관의 역할이 크게 주목받고 있다. 공공도서관은 시민의 정보격차와 불평등을 해소하는 사회적 장치이자 참여와 소통, 협치를 통해 민주주의를 지속시키는 보루다. 시민이 삶의 문제를 해결하도록 돕는 지식 정보의 생산기지로서 일상적이고 보편적인 공공재이기도 하다. 몇 년 전 문화체육관광부에서 공공도서관의 경제적 가치를 추정하는 연구를 수행한 결과 공공도서관의 경제적 가치는 투입예산의 3.66배에 달하는 것으로 충분히 투자 가치가 있는 사회간접자본임을 밝힌 바 있다.

문화선진국이 도서관에 대한 투자와 어린이의 독서에 힘을 쏟는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아이가 최초로 한 권의 책을 다 읽었을 때의 경이로움을 이야기하고 스웨덴 정부는 상상력을 자극할 뿐만 아니라 기회와 평등, 존중과 관용 등과 같은 중요한 가치를 다루는 아동문학을 민족 정체성으로 존중하고 있다. 어린이·청소년기의 독서경험이 성인기 행복을 결정한다는 연구 결과를 토대로 어린이의 독서교육을 정책적으로 추진한 결과가 오늘날 ‘영국의 독서교육’으로 만들어졌다. 사회구성원이 도서관과 책 읽기를 어린 시절부터 충분히 향유하고 일상적으로 누릴 기회를 가졌느냐가 그 사회 안에서 도서관의 위치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따라서 필자는 최근 도서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매우 반갑고도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시민이 도서관 서비스를 충분히 누리도록 도서관 향유권을 강화하는 것이 현시대의 요구이자 도서관의 소명이라고 생각한다.

인류 문명을 수집, 보관, 전승하는 도서관의 역할에 충실해 과거를 기록하고 미래를 창조하는 시민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 자유로운 개인이 건강하고 생산적이며 민주적인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살아가도록 돕는 인문학을 실행하고 공동체가 중심이 되고 공동체에 뿌리내리는 아카이브를 구현하도록 노력하겠다. 도서관을 함께 책을 읽고 토론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상상력이 길러지는 공간으로 만들어나갈 것이다. 사람과 공동체에 관심을 가진 사서, 지역민의 삶을 돌보는 큐레이터로서의 사서, 연결공간으로서의 도서관을 만들겠다. 사서가 단순히 책을 관리하는 사람이 아니라 사회 혁신의 촉진자로서 지식을 향유하고 생산하는 시민의 활동을 도울 것이다.

‘도서관은 살아있는 유기체’라는 랑가라단의 언명처럼 공공도서관의 역할은 시대의 변화에 따라 달라져 왔다. 현시대가 도서관에 부여하는 준엄한 요구를 수용하고 도서관의 소명을 다하기 위해 도서관 전 직원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한다. 도서관은 국민주권시대의 각성한 시민을 탄생시킨 가능성의 공간이다. 급변하는 시대·환경 속에서 도서관이 나아갈 길이 절대 순탄치만은 않겠지만 함께 목소리를 내고 소통하는 시민이 존재하기에 도서관의 미래는 희망적이라 믿으며 더디지만, 뚜벅뚜벅 걸어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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