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모두
행복은 자신이 찾고
만들어가야만 이뤄진다.
그래야 사회는 건강하고
인류는 더욱
행복해질 것이다

 

 
▲ 이세재 운영위원장
평택서부노인복지관

지난 11월 29일 평택서부노인복지관이 지역 노인 400여 명을 대상으로 재롱잔치(?)를 개최했다. 평택서부문예회관을 가득 메운 분위기는 초겨울의 추위를 녹아내리게 하고 있었다. 어르신들께는 일 년 동안 복지관에서 갈고 닦아 온 기량을 마음껏 펼치는 자리가 됐다. 이날 행사는 “아름다운 Know 人, 신나는 No 年”이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행사에 참여한 노인들은 각각 17개 팀으로 구성돼 출전했다. 각각 20~30여 명이 팀을 이뤄 펼쳐진 공연은 마치 무대를 꽉 메우는 초등학교 시절의 학예발표회를 방불케 했다. 영역별 프로그램은 댄스, 체조, 무용, 민요, 하모니카, 택견, 태권도, 난타, 색소폰 연주 등 다양한 종목으로 이뤄졌다. 공연이 끝날 때마다 박수와 함성이 메아리쳤고 환호성은 천정을 찔렀다. 아마도 노인들의 기분은 19살의 처녀와 총각의 기분이었을 것이다. 아직 고등학생으로 착각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젊어서는 먹고 살기 힘들고 자식들 뒷바라지에 허리를 못 펴고 살다가, 이제 노년이 돼 자신의 건강과 행복을 찾고, 낭만을 즐기려는 분위기였다. 여생의 삶을 문화를 통해 찾으려는 느낌이다. 노년을 보내면서 남에게 봉사하고, 자신의 과거를 되찾기 위한 노력이었다. 참으로 보기 좋고 부럽기만 한 시간이었다.

아마도 노인들은 점점 젊어지는 기분이었을 것이다. 머릿속에서는 ‘엔돌핀’이 솟아 나오고, 피부에서는 땀방울이 흘러내리는 하루였다. 필자는 지금까지 악기 하나를 제대로 못 다루고, 춤 한번 춰보질 못했으니, 무대의 노인들보다도 못한 인생을 사는 것이 아닐까! 나 자신도 반성과 도전의 각오를 다지는 하루가 됐다.

우리나라는 아파트가 30평 이상은 돼야 하고 자동차는 2000CC급 이상이어야 하며, 일 년에 한 번씩은 해외여행을 다녀와야 중산층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서양에서의 기준은 첫째, 한가지의 외국어를 할 수 있는가? 둘째, 한가지의 악기를 다룰 수 있는가? 셋째, 남에게 얼마만큼의 봉사활동을 했느냐가 그 기준의 척도가 된다고 한다. 서양의 기준을 볼 때 평택서부노인복지관의 어르신들은 충분히 중산층의 자격요건을 갖추고 있다.

역시 한국인의 삶의 방식과 서양인들의 생활은 그 방향과 차원이 다르다. 우리는 항상 돈이라는 외면적인 물질에 기준이 있고 서양은 정신이라는 내면적인 생활이 자신을 지배하고 있다. 이렇게 삶의 가치와 행복을 찾는 판단기준이 근본부터가 다르다. 그래서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문화민족이 되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하는 고민도 하게 됐다.

필자는 오늘 노인들의 재롱잔치를 바라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역시 노인은 늙어서 쓸모가 없는 천덕꾸러기가 아니고, 무엇인가를 알아야 하는 ‘Know 人’이 돼야 하며, 늙어가는 여생을 더욱 젊어지게 하려는 ‘No 年’의 생활로 되돌려야 하겠다는 생각이다.

아프리카에는 “노인 한 명의 죽음은 작은 도서관 하나가 없어지는 것과 같다”는 속담이 있다. 맞는 말이다. 노인이 많은 경험을 통해 보고 듣고 느끼고 속고 당하면서 축적한 노하우는 무궁무진하며 대단하다고 여겨진다. 그래서 “노인은 늙어가는 것이 아니고, 점점 익어가는 것”이라고 했는지도 모른다. 뜻이 있고 의미 깊은 말이다.

사람은 역시 누구나 즐겁고 건강하며 신바람 나게 살아가야 한다. 그렇다. 내 인생은 내가 살아가는 것이다. 배우자나 자식이 대신해줄 수는 없다. 이런 생활은 자신의 철학과 사고방식에서 우러나와야 한다. 따라서 삶의 질과 생활의 가치는 행복감으로 나타나게 된다. 행복은 자신이 찾고 만들어가야만 이뤄진다. 그래야 사회는 건강하고 인류는 더욱 행복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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