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믿음을
뿌리내리고 자라나는
청소년이 될 수 있도록
모두가 나서서
지원하고 격려해야 한다

 

   
▲ 공일영 소장
청소년역사문화연구소

최근 청소년문화센터 등 지자체를 중심으로 학생 스스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운영하며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실질적 활동을 경험해보는 기회가 많아지고 있다. ‘학생 자치’라는 말이 공허한 메아리로 맴돌던 시절도 있었으나 이제는 확연하게 청소년에 대한 사회의 인식과 믿음의 뿌리가 자리 잡아 가고 있는 것이다.

청소년은 각종 지역 현안과 국가 정책에 관해 토론의 장을 마련해 숙의 과정을 거쳐 눈높이에 맞는 다양한 대안과 정책을 제시하고 각자가 지닌 꿈과 끼를 펼칠 수 있는 다양한 나눔의 자리를 만들고 있다. 또 이웃을 돕는 봉사활동을 기획하고 실천하는 모습을 통해 마냥 어린아이로만 취급받는 아이들이 아닌 스스로 필요성을 인지하고 합리적 판단을 내릴 수 있는 가치 판단의 주체로 성장하고 있다.

각종 규제와 틀에 청소년을 가두고 성인의 입장에서 판단하고 평가하던, 과거 산업화 시절의 잔재가 만연하던 사회 풍토가 청소년 스스로 각성하고 이를 인정하기 시작한 사회 변화로 새로운 시대로의 발전 가능성을 보여 주고 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은 UN 연설에서 “당신의 이름이 무엇입니까? 무엇이 당신을 설레게 하고 심장을 뛰게 합니까? 여러분의 이야기를 들려주십시오. 저는 여러분의 목소리를 듣고 싶습니다. 확신에 찬 여러분의 선언을 듣고 싶습니다. 당신이 누구든, 어디에서 왔든, 피부색이나 성 정체성이 무엇이든 상관없습니다. 여러분의 이야기를 해 주십시오. 이야기함으로써 당신의 진짜 이름을, 목소리를 찾으십시오”라고 당당하게 말하며 전 세계에 자신들의 생각을 전했다.

이 얼마나 가슴 떨리는 이야기인가. 우리 젊은 청년들이 해냈다. 이 일이 가능했던 것은 기존의 형식과 내용에 구속받지 않고 자신들이 바라보는 세상을 많은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그들만의 언어로 표현하고 나눴기 때문이다.

또한 그들을 믿고 맡기는 기성세대의 혁신적 마인드가 중요했다고 생각한다. 자유롭지만 방종하지 않고, 나서지만 교만하지 않으며, 거침없지만 주변을 생각하고 배려할 줄 아는 청소년의 자세가 기성세대로부터 인정받은 것이다. 그 근저에는 믿음의 뿌리가 있다. 산업화와 민주화 과정을 거치면서 차츰차츰 생겨나기 시작했던 청소년에 대한 믿음이 현재의 사회 분위기와 상황 속에서 싹을 틔우기 시작한 것이다. 이제 기성세대는 그 싹이 잘 자랄 수 있도록 필요한 자양분을 공급하고 여기저기 퍼져나갈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주변을 둘러보자. 청소년을 미성숙한 불완전체로만 볼 것인가? 아니면 기성세대의 뒤를 이어 미래사회를 이끌어 갈 세상의 주인공으로 볼 것인가? 기성세대의 정서와 시각으로 청소년들을 바라보는 것은 그들의 껍데기만 보는 것이다. 100년 전에도 100년 후에도 ‘요즘 것들’이라는 단어는 존재했고 남아있을 것이지만 그 ‘요즘 것들’이 긍정의 의미인지 부정의 의미인지는 깊이 고민해 보아야 할 것이다.

세상에 믿음을 뿌리내리고 자라나는 청소년이 될 수 있도록 모두가 나서서 지원하고 격려해야 한다. 거듭되는 실패와 신뢰가 무너지고 좌절감을 맛보더라도 자신에 대한 믿음의 뿌리가 깊으면 다시 싹을 틔우고 일어설 수 있는 것이다. 청소년은 그 믿음의 뿌리만큼 자라나기 때문이다. 튼튼한 뿌리를 가진 청소년으로 자라나도록 돕기 위해서는 믿음을 줘야 한다. 먼저 그 믿음은 우리 가정, 내 자녀부터 시작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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