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5년 10월 24일

곡물업 박용용 4년 전 축첩
이제 실증 난다고 매일 구타

 

 

“진위군 평택 비전리(振威郡 平澤 碑前里)에서 곡물업을 하는 박용용(朴容容=가명)은 지금으로부터 四년 전에 기생(妓生)으로 있던 현명옥(玄明玉)을 축첩하여 이래 원만히 살아오던 바, 소생까지 남녀 간 둘이나 낳았는데, 요사이 와서는 실증이 나서 매일 전기 첩 현명옥을 구타하면서 축출하려 함으로 그 남편을 상해죄(傷害罪)로 수원지방검사국(水原地方檢事局 )에 고소를 제기하였던 바, 검사국에서는 지난 二十三일 남녀 두 사람을 호출하여 사실을 조사 중이라는데, 이에 대한 과실은 첩에게로 돌아갈는지, 남자에게로 돌라갈는지 사건 귀착이 주목 중리고.”(『조선중앙일보』 1935년 10월 27일)

요즘 방송이나 신문 등 언론에 가장 많이 회자되는 것이 ‘갑질’이라는 말이다. 예전에는 그냥 지나치는 말이었지만 최근에는 국어사전에 등재가 되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갑질은 어떤 뜻일까?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는 자가 상대방에게 오만무례하게 행동하거나 이래라저래라 하며 제멋대로 구는 짓”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는 입장을 ‘갑(甲)’이라고 하는데, 이 갑이 을(乙)을 함부로 대하는 것이기도 하다. 힘이 있는 자가 자신보다 약자를 폭행을 하는 경우도 갑질이라고 한다. 갑질의 형태는 다양하지만 다음의 내용도 갑질이 아닌가 한다.

평택 비전리(현 비전동)에서 곡물업을 하는 김용용(가명)이라는 인물이 1931년 현명옥이라는 기생을 첩(妾)으로 삼았다. 4년 동안은 아들 하나와 딸 하나를 두면서 재미있게 살았다. 그런데 4년이 지난 1935년에 이르러서 같이 지내는 것이 실증이 난다고 매일 현명옥을 구타하고 쫓아내려고 하였다. 처음에는 참았지만 더 이상 구타당하고 지낼 수 없다고 판단한 현명옥은 남편 김용용을 상해죄로 수원지방법원에 고소한 것이다. 이것도 갑질에 해당하는 사건이 아닌가 한다.

지금도 치정사건에 대해서는 호사가들이 관심을 가지고 이러쿵저러쿵 말들이 많은데, 이 고소사건에 대해서도 일반사회에서는 누가 더 과실이 있는지 더 궁금해 하였다. 이것이 인간의 마음이런가 한다.

저작권자 © 평택시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