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리 척결해 지역과 상생하는
민주사학 만들겠습니다”

 

임용 비리·교비 횡령 등 원리원칙에 따라 징계할 것
연구년 제도화 등 교수 교육·연구 환경 개선에 노력
강사진 다양화 학습권 보장, 총학생회 재결성 돕겠다

 

<평택시사신문>은 지난 12월 31일 새롭게 취임한 신은주 평택대학교 총장과의 특별인터뷰를 통해 취임 소감과 함께 평택대 정상화를 위한 과제와 방안 등을 청취했다. 평택대학교는 지역 인재를 양성하는 주요 고등교육기관으로서 지역 거점대학으로 거듭날 필요성이 있다. 이번 인터뷰는 신은주 평택대 총장으로부터 사학비리 문제로 얼룩진 대학의 정상화를 위해 노력해온 그간의 과정과 향후 해결 방안을 듣고 이를 위해 지역사회가 함께 나서야 할 점을 고민해보고자 마련했다. - 편집자 주 -



 

 

 

 

■ 평택대 신임 총장 취임 소감?
평택대학교가 무너진 상식과 무원칙, 불공정을 타파하고 상식과 원칙이 통하는 정의로운 대학으로 거듭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평택대 정상화 방안을 구체적으로 실천하기 위해 구성원들의 소중한 의견을 청취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할 기회를 보장하겠다. 현재 학교가 처한 대내외적인 어떠한 어려움도 저와 구성원이 모두 힘을 모은다면 잘 헤쳐 나갈 것으로 믿는다. 모두 손을 잡고 평택대의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 평택대 정상화 투쟁 과정에서 힘들었던 점?
2017년 9월 13일 평택대 정상화를 위해 단식농성을 하며 고통에 맞섰던 교수님들을 보면서 평택대교수회 회장으로서 너무나 미안하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당시 이 일을 빨리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도 이분들의 희생정신을 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국정감사를 진행할 당시 가장 힘들었다. 국정감사는 지난해 10월 12일에 진행됐다. 사학비리 문제가 전국적으로 심각해 평택대 문제는 순서상 뒷전으로 밀릴 수밖에 없었다. 애타는 마음으로 국회 교육위원회 구성원을 모두 찾아다녔다. 이후 수많은 노력 끝에 국정감사 참고인으로 참여하게 됐다. 국정감사 현장에서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국회의원들이 적극적으로 평택대 문제를 되짚어줘서 정말 감사했다.

■ 평택대 정상화를 위한 중점 사안?
끊임없이 최선을 다하는 것이 현재 가장 큰 임무라고 생각한다. 희망에 차되 방심하지 않을 것이다. 조기흥 전 총장은 법정 구속됐지만, 아직 그 친인척은 학교에 남아있다. 또 기존 이사진의 영향력 아래 있는 직원, 임용 비리 문제가 거론되는 직원도 남아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기본적으로 구성원들을 다 끌어안아야 하지만 사학비리 문제와 관련해서는 원리원칙에 따라 바로잡을 계획이다.
학생들이 학교가 변화한 것을 몸소 체감할 수 있도록 하겠다. 평택대학교에서 27년 동안 교수로 근무했다. 인터넷에 평택대를 검색하면 사학비리, 성추행 등 불쾌한 단어가 등장해 학생들도 매우 부끄러웠을 것이다. 학생들이 학교에 대한 자긍심을 빨리 회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임시 이사회와의 협력 방안?
사학분쟁조정위원회가 선임한 임시이사회는 지난해 11월 16일 임기를 시작했다. 박병섭 이사장은 상지대학교 사학비리 문제에 맞서 오랜 기간 투쟁한 분이다. 사학비리 정상화에 있어서는 백전노장이라고 볼 수 있다. 상지대와 평택대의 상황이 완전히 같지는 않지만, 상당히 유사한 점이 있으므로 우리의 어려움을 상당히 잘 이해하고 있다.
임시이사회는 제가 되고 안 되고를 떠나 빠르게 총장이 결정될 수 있도록 그 기반을 만들었다. 이제 제가 선임됐으니 사학비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사회와 서로 협조하면서 잘 해결해 나갈 것이다. 현재 임시이사회는 이 부분에 있어서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구성원들로 이뤄졌다고 생각한다. 2년 후 정이사 체제로 전환된다. 이전 이사회 구성원이 되돌아온다면 2년간의 노력은 모두 물거품 될 것이 뻔하다. 지금의 이사회만큼 훌륭한 이사진을 구성하기 위해 온 힘을 다하겠다.

■ 민주사학으로 거듭나기 위한 방안?
민주사학으로 거듭나기 위해서 사학비리 척결은 필수라고 생각한다. 교육부 시정 조치 사항 중 임용 비리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 교비 횡령 회수 조치도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예를 들면, 아직도 교내 매점을 조기흥 전 총장의 친인척이 운영하고 있다. 앞으로 이사회 감사를 통해 문제가 있는 구성원에 대해서는 적법하게 조처하겠다. 물론 압력에 의해 발생한 사건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고려해야겠지만 본인의 이익을 위해 이뤄진 행동이라면 원리원칙에 따라 징계하겠다. 이것이 민주사학으로서 가장 기본적인 출발점이라고 생각한다. 과거에 잘 못 한 일을 그대로 덮는다면 같은 상황이 반복되도록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이기 때문에 엄정히 결정하겠다.

■ 학교 구성원 역량 제고 방안?
교수가 마음 편히 교육과 연구에 매진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겠다. 예를 들면 다른 대학교의 경우 보통 7년이 지나면 1년간 연구년을 다녀오는 것이 교수의 일반적인 권리다. 하지만 평택대학교의 경우 연구년을 정상적으로 다녀오기 힘든 상황이다. 14년을 넘게 재직했지만 아직 연구년을 다녀오지 못한 교수가 있다. 학교에서 연구년을 교수의 권리가 아닌 특혜처럼 제공했던 부분이 있는데 이러한 개념을 올바르게 정립하고 정식 제도를 구축할 계획이다.
대학은 젊고 능력 있는 강사진이 계속 들어와야 신진대사가 이뤄지고 활력이 생기는데 요즘 대부분 대학은 예산 문제로 시간강사를 원천봉쇄하려고 한다. 하지만 횡령한 교비만 모두 환수해도 충분한 예산을 마련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장한다는 측면에서 다양한 강사진을 구축하겠다. 다행히 이에 대해 교무위원들도 뜻을 같이했다.
지난 1995년 해체된 총학생회 조직을 다시 세우는 것도 중요하다. 당시 총학생회가 이사회 비리 문제를 언급하자 학교는 학생회를 해체했다. 학생들이 문제를 제기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물리적인 사고가 발생했고 학교가 해당 학생들을 모두 고소·고발한 것이다. 학회연합회와 총학생회가 같은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있는데, 전혀 다른 조직이라고 생각한다. 총학생회가 사라진 이후 학생들은 학교에 어떠한 문제도 제기하지 못해왔다. 2017년 학생들이 다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촛불문화제와 집회를 함께 진행하며 문제점을 제기하고 학생이 바라는 대학의 모습을 제시하기도 했다. 총학생회가 다시 활동할 수 있도록 도와 당시 징계를 받았던 학생들의 명예를 회복시키겠다.
또한 학생들이 민주시민으로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관련 교육을 마련하겠다. 학생들이 더욱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하고 싶다. 공간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학과사무실 등 학생들이 모일 수 있는 공간이 제공되지 않았는데, 이러한 부분도 모두 점검해 공간을 제공하겠다. 주말에도 학생이 있는 대학 캠퍼스를 만들겠다.

■ 지역거점대학으로의 발전 방안?
현 정부의 공약이자 100대 공약사항 중 공영형 사립대 정책이 있다. 기획재정부에서 예산 대부분을 삭감해 많은 비판을 받았는데 대학의 공공성 확보를 위해서 공영형 사립대라고 하는 과제는 아직 남아있다. 공영형 사립대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정말 지역에 필요한 대학인가, 지역에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대학이냐가 중요한 조건이라고 생각한다. 지난 2년 동안 평택시민과 지역대책위에서 믿고 지원해온 것을 생각하면 평택대가 공영형 사립대로 아주 좋은 시범대학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 평택시민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그동안 평택대가 지역에 자랑스러운 대학이 되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서 저도 부끄럽게 생각한다. 그런데도 많은 성원과 함께 지원해준 분들에게 정말 감사하다. 앞으로 시민에게 자랑스러운 대학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니 끝까지 기대를 하고 응원해주시면 감사하겠다.

저작권자 © 평택시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