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버코비치 / 책세상

 

 

   
▲ 이민지 사서
평택시립 팽성도서관

우주 역사를 상영 시간 24시간짜리 영화로 축약하여 필름을 거꾸로 돌려보면 엔딩크레딧이 지나가고 4/100초 후에 최초의 인간이 등장하고, 1시간을 더 기다리면 최초의 동물이 등장한다. 지구와 태양계의 비화를 보려면 다시 7시간을 기다려야 하며, 여기서 16시간을 더 기다려야 우주가 탄생하는 장관을 볼 수 있다. - 8페이지에서 발췌

결국은 항상 똑같은 최종 질문에 도달한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왜 존재하게 되었는가?”

마지막 질문은 답을 얻을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우리의 두뇌는 더 이상의 초과 노동을 거부하고 스위치를 꺼버린다. 질문 자체는 아주 간단한데 답을 아는 사람이 없다.

여기서 질문을 살짝 바꿔보자. “나는 어떻게 존재하게 되었는가?” ‘왜Why’를 ‘어떻게How’로 바꿨을 뿐인데, 갑자기 다른 세상이 다르게 보이는 것 같다. 내가 왜 태어났는지는 알 수 없지만, 어떻게 태어났는지는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논리로 설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바로 이것이 상념과 과학의 차이다. 사실은 종교와 과학의 차이이기도 하다. - 278~279페이지에서 발췌

거의 140억 년 전 빅뱅으로 인해 우주는 탄생했다. 우주의 역사를 생각하면 인간은 정말 티끌보다 하찮은 존재로 느껴지곤 한다. 그렇다면 이렇게 광활한 우주는 어떻게 시작되었을까? 지구는 왜 만들어졌을까? 그럼 인간은 어떻게 탄생한 걸까? 모두 살면서 한 번쯤은 생각해봤을 의문점일 것이다. 사람들이 우주에 관해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나’라는 존재의 기원이 궁금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에서 저자 역시 우주의 기원은 곧 우리 자신의 기원이라고 말하고 있다.

책 <모든 것의 기원>은 예일대의 지구물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데이비드 버코비치가 학부생을 대상으로 한 세미나를 책으로 엮은 것이다. 모든 세상이 암흑이 뒤덮여 있던 때부터 우주, 은하, 행성, 별, 생명의 탄생, 인류와 문명의 발달까지 모든 것의 기원을 담고 있다. 어렵고 전문적인 용어는 최대한 지양하면서 설명을 해준다. 하지만 과학에 관심이 없고 잘 모르는 상태에서 이 책을 읽는다면, 내용이 어려울 수도 있다. 필자도 얕은 과학적 지식만 있던 상태에서 읽었던 책이었는데, 읽었던 페이지를 읽어도 이해가 가지 않고 ‘도대체 무슨 소리지?’ 싶은 부분도 많았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새로운 지식도 생기고 앎의 즐거움을 알게 되었다. 과학에 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과학적 사실들을 알면 알수록 놀랍고 흥미로웠다. 이러한 것을 느낀다면 이 책을 충분히 읽을 가치가 있지 않을까? 때문에 과학에 관심이 있거나, 관심을 가져보려는 사람들에게 추천을 하고 싶은 책이다. 저자의 유머도 담겨 있어 책을 읽으면서 소소한 웃음도 터진다. 나를 알게 되는 시간, 모든 것의 기원 속으로, 다함께 과학의 매력으로 퐁당 빠져들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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