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된 농민의 삶 위해 노력할 것”


쌀값, 80㎏당 24만원은 돼야
시민과 연대, 지역 문제 대처

 

 

“평택농민회는 항상 지역사회와 함께 해왔습니다. 지역의 농업 이슈뿐만 아니라 사회·환경 문제가 떠오를 때마다 시민과 함께 연대해왔죠. 올해도 미군기지 문제 등에 대해 시민과 함께 힘을 합칠 계획입니다. 또한 합리적인 쌀 목표가격을 설정해 농민이 먹고살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장기용(51) 평택농민회장은 어려서부터 농사를 짓는 부모님을 도우며 일찍이 농업인의 삶을 꿈꿨다. 고향에서 쌀농사 지으며 20년 넘게 평택농민회 활동을 지속해온 그는 지난해 2월 회장으로 취임해 지역 농민이 먹고살 만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지난해 마무리돼야 했을 쌀 목표가격 설정이 이뤄지지 않아 농민들의 근심이 깊다는 장기용 회장은 쌀값이 80㎏당 24만원은 돼야 농민이 웃을 수 있다고 한다. 밥 한 공기당 300원이면 농민이 웃을 수 있다는 것이다.

 

농업인을 꿈꾸다

평택시 안중읍 삼정리에서 태어난 장기용 회장은 안중초등학교와 안중중·고등학교를 졸업해 지금까지 안중지역에서 터전을 닦아왔다.

“지금까지 수십 년간 안중지역에서 살아왔는데, 이 지역이 제가 어릴 적에는 개발이 안 된 전형적인 농촌이었습니다. 안중시장 일대와 구 안중터미널이 위치했던 상가 지역을 제외하고는 논·밭과 과수원이 대부분이었죠”

어려서부터 부모님의 일손을 도우며 농사일을 경험한 그는 농번기에는 학교 친구들과 함께 지역 농사일에 동원되기도 했다.

“당시만 해도 일손이 부족해 농번기가 되면 학생들을 동원하곤 했습니다. 지금이야 상상도 못 할 일이지만 당시에는 자연스러운 일이었어요”

어려서부터 농업과 밀접하게 자라온 장기용 회장은 중학교에 다닐 때 소를 키우는 축산 경영을 꿈꿨다. 부모님께서 농사일과 함께 축사를 운영했는데, 유난히 가축에 대한 애정이 깊었던 것이다.

 

농업인의 길을 걷다

장기용 회장은 군 복무를 하면서도 휴가를 나오면 꼭 집안 농사일을 거들며 전역 후 아버지와 형이 관리하던 축사를 이어받을 날만 손꼽아 기다렸다.

“전역을 앞두고 군에서 장기 복무를 제안했지만, 축산 경영을 꿈 꿨기에 집으로 내려왔습니다. 그런데 웬걸, 집에 와보니 아버지와 형이 기르던 소를 모두 처분한 상태였어요. 어쩔 수 없는 사정이 있었겠지만, 저는 상심이 컸습니다”

축산을 경영하지 못하게 된 탓일까. 그는 서울로 올라가 배달일 등 온갖 일을 했다고 한다. 하지만 농사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해 평택으로 내려온 그는 1993년 본격적으로 농사를 시작한다.

“처음엔 하우스 시설재배를 하던 형의 일을 도우며 벼농사를 시작했습니다. 제 나이 또래의 젊은 사람들이 없어 무척 외로웠죠. 그래도 띠동갑 가까이 되는 형님들께서 여러모로 도움을 많이 주셨습니다. 덕분에 벼농사를 지속할 수 있었죠”

장기용 회장은 1997년 큰 위기를 맞는다. 형이 하우스에서 재배하던 특용작물 가격이 급락하면서 많은 빚을 지게 된 것이다. 결국, 빚을 청산하기 위해 땅을 처분했다.

“어려운 시기였지만 아내와 만나 결혼을 하고 평택농민회 활동을 시작하기도 했습니다. 땅이 없으니 제 농사는 짓지 못하고 트랙터나 콤바인 등 기계를 운용해 돈을 벌며 재도약을 꿈꿨죠”

 

평택농민회와의 동행

장기용 회장은 1997년 즈음 평택농민회 활동을 시작하면서 평택지역의 다양한 현안 사항과 맞닥뜨려왔다. 대추리 사태와 쌍용자동차 사태, 안중 성해리 금호환경 폐기물처리장 문제 등 굵직굵직한 일들이었다.

“대추리 사태 당시 평택농민회가 가장 먼저 나섰습니다. 대부분 농사를 짓던 대추리 주민들이 본인들의 집터와 논을 내주고 나와야 하는 상황이었기에 가만히 두고 볼 수는 없었죠. 농업인에게 농사를 지을 땅이 없다는 것은 직장인이 직장을 잃는 것과 다름없으니까요”

이렇게 20여 년간 평택농민회 활동을 지속해온 그는 지난해 회장으로 취임하며 회원들을 위해 열심히 일하고 있다.

“제가 평택농민회장으로 취임한 이후에는 무엇보다 정상적으로 쌀값을 올리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농민이 먹고 살만한 환경을 만들기 위한 일이죠. 진작 쌀값이 정해졌어야 하는데 국회의 안이한 태도로 인해 아직도 쌀 목표가격이 정해지지 않고 있습니다”

일부 언론에서는 쌀값이 물가 상승의 주범이라며 비난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농업인은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의 주장은 비정상적으로 낮은 쌀값을 정상적으로 돌려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장기용 회장은 그러면서도 지역사회에서 일어나는 사회 문제라면 언제든지 시민과 연대해 나가겠다고 말한다. 회장으로서 마지막 해를 보내는 그가 임기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길 바라며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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