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에서 자라는 아이들이
미세먼지 없는
깨끗하고 청정한 환경에서
생활 할 수 있기를 바라며…

 

▲ 박기출 주무관
평택시 산림녹지과

지난해 어느 봄날 시골집에서 며칠 지내다 경부고속도로 안성나들목을 들어오는데 가슴이 답답함을 느꼈다. 눈에 보이는 것은 콘크리트로 지어진 아파트 단지와 뿌옇게 회색빛 미세먼지로 물들어 있은 평택 시내의 모습이었다.

그리고 지난해 여름은 100년 만에 온 폭염으로 고생하지 않은 사람이 없었을 것이다. 더위를 잘 참는 나에게도 작년 여름은 생애 최악의 한 해였다. 평택은 산이 없어서인지 폭염이 다른 곳보다 더 길고 무덥게 느껴졌고 우리 아이들이 이렇게 좋지 않은 환경에서 살아가야 한다는 생각에 가슴이 아팠다. 그래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18%로 전국에서 산림 비율이 가장 낮은 평택에 어떻게 맑은 공기를 유입시켜 무더운 여름철 폭염을 감소시키고 자동차와 공장에서 나오는 매연, 미세먼지 등 오염물질을 막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밤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그리고 작년 여름밤 해결책을 찾기 위해 자전거를 타고 무작정 도로와 진위천, 안성천, 통복천을 따라 달리고 달렸다. 그래도 방법이 도무지 생각나질 않았다. 그렇게 계속 달리다 힘이 들고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어 잠시 쉬려고 통복천 다리에 자전거를 세워두고 다리에 걸터앉아 있을 때 바람이 쌩하고 지나갔다. 그리고 더웠던 몸이 갑자기 시원해졌다. 그때 갑자기 머리를 스치는 무언가가 떠올랐다. “아! 맞다. 우리가 땀이 나면 부채를 부쳐 더운 공기를 밀어내고 시원한 공기를 오게 하지… 그렇구나. 바람을 이용하면 머물러 있는 무더운 공기와 미세먼지를 날려 보낼 수 있겠구나!”

그런데 또 다른 의문점이 생겼다. 대형 부채도 선풍기도 없은데 어떻게 머물러 있는 미세먼지를 날려 보내야 하는지 방법을 찾을 수 없었다. 그렇게 며칠을 고민하다 지난번 생각한 바람을 계속 관찰했다. 관찰하던 중 특이한 점을 알게 됐다. 바람이 불면 나뭇잎이 같은 방향으로 날리는 것이었다. 그래서 나무와 나무 사이에 두 팔을 벌려 손으로 바람을 느껴 보았다. 손바닥이 시원해졌다. 아침에는 몸 전체가 차가워지는 기운까지 느껴졌다. 또 한 번의 커다란 깨달음을 얻었다. 평택은 지형적으로 산은 많이 없지만 통복천, 진위천, 안성천 등 좋은 하천이 있고 하천으로 불어오는 바람을 활용한다면 도심 속에 머물러 있는 무더운 공기와 미세먼지를 밖으로 배출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하천 제방 빈 곳에 나무를 심고 잘 가꾸어 숲을 만든다면 더 맑고 시원한 공기를 우리에게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생겼다.

그래서인지 지난해에는 다른 어느 때 보다 도로변, 산업단지, 도심 속에 나무를 심으려고 노력했고, 도심 곳곳에 나무를 많이 심었다.

그리고 지금은 나무를 언제, 어디에, 어떻게 심어야 하는지를 고민하고 방법을 찾고 있으며 많은 전문가의 조언을 듣고 있다.

올해 전문가들의 조언과 연구를 통해 추론된 결정체가 종합적으로 이뤄지고 제도화되면 우리시만의 특색이 있는 숲을 조성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생각을 시민에게 홍보하고 함께 나무를 심으며 가꿔나간다면 우리시 환경은 점점 더 좋아질 것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나무심기사업을 단기간에 그치지 않고 지속해서 시행해 나간다면 우리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쾌적하고 아름다운 숲을 만들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모범이 될 수 있는 숲의 도시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100년 후 아이들이 미세먼지 걱정 없이 밖에서 건강하게 뛰어놀고 쉴 수 있는 도시숲을 상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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