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7년 12월 16일

어머니, 아버지 돈·재물 빼돌려
결혼한 딸에게 전달, 경찰 체포

 

 

“수원군 정남면 음양리(水原郡 正南面陰陽里) 김성녀(金姓女, 42)는 지난 유월 이십칠일경에 자기의 본가 아버지 되는 김학현(金鶴鉉, 72)의 현금 일천육백오십원과 기타의 삼백사십오원 합계 일천구백구십오원을 절취하여 가지고 자기의 딸이 시집을 가서 사는 진위군 포승면 신영리(振威郡 浦升面 新榮里) 한희동(韓喜東)의 집에 가지고 가서 딸에게 전기 돈을 씨우며 딸의 시집의 아홉 식구에게 호화로운 생활을 시키며 그를 보고 즐거워 하다가 소관 경찰서의 탐지한 바 되어 김성녀는 지난 십육일에 체포되어 목하 취조를 받는 중이라더라.”(매일신보 1927년 12월 21일)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는 것을 ‘모성애母性愛’ 또는 ‘부성애父性愛’라고 한다. 모성애의 사전적 의미는 ‘자식에 대한 어머니의 사랑’으로 본능적이고 조건 없는 성격을 지니고 있다. 그러므로 모성애는 영화나 드라마의 좋은 소재가 되고 있다. 요즘 명성을 얻고 있는 드라마 ‘SKY캐슬’도 모성애의 지나친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1962년에는 ‘모성애’라는 영화도 제작된 바 있다. 그런데 모성애가 지나치면, 이로 인해 사회적으로 문제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앞서 언급한 ‘SKY캐슬’의 경우도 그 예가 아닌가 한다. 모성애의 지나친 사례가 1927년 말경 평택에서도 있었다.

모성애가 강한 수원군 정남면 음양리에 사는 김성녀는 딸을 포승면 신영리에 사는 한희동에게 시집을 보냈다. 그런데 딸의 가족은 9명이나 있었고 경제적으로도 매우 어려운 형편으로 끼니조차 제대로 먹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이 때문에 어머니 김성녀는 늘 마음이 편치 않았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아버지의 재산을 훔치는 것이었다. 김성녀는 아버지 김학현의 재산 중 돈 1650원과 345원어치의 물건을 포함 1995원에 해당하는 재산을 훔쳤다. 그리고 이를 딸에게 줬고, 딸은 이를 가지고 호화로운 생활을 했다. 이를 지켜보던 어머니 김성녀의 마음은 흐뭇하였지만, 그 마음은 오래가지 못했다. 돈을 잃어버린 아버지의 신고로 김성녀는 결국 경찰에 체포돼 조사를 받았다. 딸에 대한 지나친 사랑으로 김성녀는 결국 감옥생활을 해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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