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항 대기오염물질
배출 개선을 위해
평택시민이 함께
투쟁해야 한다

 

 
▲ 전명수 위원장
서평택환경위원회

국제화 중심 도시를 꿈꾸는 평택시는 이미 전국에서 미세먼지의 농도가 가장 높은 최상위 도시 중 하나로 자리 잡고 있다. 그중에서도 평택항이 위치한 포승읍은 초미세먼지 핫 스폿이라 불릴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초미세먼지는 머리카락 굵기의 30분의 1 정도로 작아 호흡기에서 걸러지지 않고 허파꽈리까지 그대로 침투한다.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이 2018년 1월부터 10월까지 평택항에서 측정한 미세먼지 평균 농도는 ‘초미세먼지 PM2.5’ 기준 1㎥당 30마이크로그램에 달했으며 ‘환경정책기본법’이 정한 환경기준인 1㎥당 15마이크로그램을 크게 넘어섰다. 이는 같은 기간 경기지역 평균 수치인 1㎥당 23마이크로그램보다 20% 이상 나쁜 수치다.

경기도는 지난 1월 초미세먼지주의보를 발령했다. 당시 평택을 비롯한 경기도 5개의 도시에 1시간 평균 초미세먼지 농도가 1㎥당 83마이크로그램이었다. 초미세먼지 환경기준을 5.5배 뛰어넘는 수치다. 그 원인은 다양하다. 외부적으로는 크게 중국발 황사와 포승공단 환경오염물질 배출업소 등의 원인이 있고 인근 충청남도에 위치한 화력발전소의 영향으로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중국과 더욱 근접한 인천 을왕리나 송도신도시, 석탄화력발전소로 시위가 이어지는 당진시보다 평택항의 미세먼지 수치가 더 높다. 그렇다면 차별적 원인은 평택항 내부에서 찾아야 한다. 그래야만 실질적인 개선점이 나올 수 있는 것이다.

평택항이 국가산업에 기여하는 역할과 비중은 날로 커지고 있으나 이곳에서 배출되는 미세먼지로 인해 평택시민의 건강이 위협받고 있다. 평택항 일대가 짙은 미세먼지로 뒤덮이는 원인 중 하나는 평택항을 드나드는 대형선박에서 다량의 오염물질이 배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벙커C유를 비롯해 선박에서 배출하는 오염물질이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가 발생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평택항을 드나드는 대형 선박 1척이 하루 내뿜는 미세먼지가 트럭 50만대 분량이다. 지난해 10월까지 평택항에 드나든 선박 수는 2만 톤급 컨테이너선 등 모두 3391척인데, 이들 선박이 천문학적인 양의 초미세먼지를 내뿜고 있는 셈이다. 그러므로 평택항을 드나드는 선박을 ‘대기질 악동’으로 지목할 수밖에 없다. 또한 당진의 현대제철소에서 발생하는 고로슬래그 등 현대제철소의 환경 유해물질 또한 주목해야 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해양수산부는 서부두 시멘트, 양곡, 벌크류에서 발생하는 비산먼지 방지대책을 내야 한다. 정부는 평택항 육상전력 공급설비를 설치하고 저유황 연료 공급을 제도화해야 한다. 경기도와 평택시는 캘리포니아 사례처럼 경유차를 퇴출하고, 친환경 화물차 도입을 추진해야 한다.

경기남부지역은 대기오염지역으로 낙인찍힌 지 이미 오래됐다. 평택은 상주는 하되 정주하고 싶지 않은 곳이 되어 버렸다. 평택항 미세먼지에 대한 현실적 대책이 없다면 환경권과 생존권 수호 차원에서 집단행동에 나서겠다고 평택시민·환경단체들이 나설 수밖에 없는 것이다.

평택항의 대기질을 오염시키는 요소가 많아 지방자치단체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기에 고압육상전력 시설을 설치한 부두와 선박에 전기사용료 인하, 입항료 인하 등의 혜택을 주는 등 보다 근본적인 해결방안 마련을 위해 정부의 다각적인 정책이 반영돼야 한다. 해양수산부가 시행한 용역보고서에 의하면 대기오염이 심한 항만 주변에서 근무하거나 거주하는 사람이 폐암에 걸릴 확률이 30%에서 50%가량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 때문에라도 평택시민은 생존권을 걸고 투쟁하며 나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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