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 신드롬을 넘어
북미정상회담으로
달아오른 베트남이
남·북한의 종전 소식으로
세계 평화의 상징이
되기를 바란다

 

   
▲ 공일영 소장
청소년역사문화연구소

최근 베트남에서 가장 뜨거운 인물은 박항서 감독이다. 지난 2017년 베트남 남자축구대표님의 사령탑을 맡은 박항서 감독은 처음에는 베트남 국민들의 큰 기대를 받지 못했으나 불과 1년 여 동안 베트남 축구를 아시아 축구 강국의 위치까지 끌어올리며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아버지 같은 따뜻함으로 선수 한 명, 한 명을 가족같이 대하며 공감하고, 이해하고 마음을 맞춰나갔던 것이 그의 성공 요인이다.

23세 이하 챔피언십에서 아쉽게 준우승을 차지했으나 이는 베트남 축구 사상 최고의 성적이었고 ‘스즈키컵’이라고 불리는 아세안축구연맹컵에서는 10년 만에 우승을 차지했다. 우리에게는 생소하지만, 동남아시아 국가들 사이에서는 월드컵에 버금가는 대회가 스즈키컵이므로 그 의미가 상당하다. 얼마 전 열렸던 아시안컵에서는 8강 진출이라는 놀라운 성과를 보이며 다시 한 번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경기 결과도 중요하지만, 박항서 감독이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다른 데 있다. 여러 외국인 감독이 짧게는 몇 달씩 대표팀을 거쳐 가며 제 역량을 다 발휘하기도 전에 경질되는 경우가 잦았다. 박항서 감독도 예외는 아니었겠으나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의 경험이 큰 역할을 한 듯하다.

박항서 감독은 히딩크 감독을 도와 함께 대표팀을 이끌던 경험을 바탕으로 베트남축구협회의 간섭에 휘둘리지 않고 선수의 평판이 아닌 그라운드에서의 실제 모습을 평가하면서 남부와 북부에 편중되지 않고 실력으로 고른 선발을 이루고 경기에 투입했다. 또한 선수 개개인에 대한 믿음을 확실하게 하고 자신감 향상에 최선을 다해 경기에 임할 수 있도록 했다. 최근 시끄러운 한국 스포츠계의 모습과는 대조적이어서 쓴웃음만 나온다.

박항서 감독의 활약과 더불어 한국 기업들의 잇따른 베트남 진출로 이곳의 경제 성장에 기여하며 한국에 대한 이미지 제고를 확실하게 하는 듯해서 어깨가 으쓱해진다.

또 하나 희망의 소리는 2월 27일과 28일 양일간 하노이에서 열리는 제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소식이다. 베트남은 다시 한 번 뜨거워지고 있다. ‘종전’이라는 하노이 선언을 기대하며 냉전 이후 유일한 분단국가인 대한민국의 명운이 결정될 중요한 장소가 이곳 베트남이기 때문이다.

제2차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견해는 분분하지만, 필자는 긍정적으로 보고 있으며, 이유는 단순하다. 휴전 선언 당사국들인 북한과 미국이 회담을 통해 종전에 가까워진다는 것은 매우 긍정적인 움직임으로 여겨야 한다. 지금껏 분단국가의 아픔을 정치적 도구로 삼아 정권을 유지하고 분열을 조장하던 세력들은 설 자리를 잃게 되겠지만 국가의 미래를 위해서 꼭 필요한 일이다. 점점 어려워지는 국가 경제와 국제 정세 속에서 남·북한의 관계 개선을 통해 전쟁 위험에서 벗어남과 동시에 1억 내수 시장을 위해서라도 관계 회복은 꼭 필요한 것이다. 하지만 너무 일찍 샴페인을 터트리거나 환상에만 사로잡혀 이 상황을 이용하는 세력이 있어서는 아니 된다.

남북관계 개선은 모두에게 득이 되고 세계 평화의 상징이 돼야 한다. 이곳 베트남에서의 세계 평화의 상징적 선언이 발표되기를 기대하며 이를 위해서는 서로 존중하고 이해하며 함께 나아가는 진일보한 국민의식 개선이 수반돼야 한다. 고국을 떠나 이곳 베트남에 나와 있는 교민들 또한 멸시와 조롱의 대상으로 베트남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동반자로서의 입장에서 그들의 문화를 존중하고 이해하며 서로 격려하는 아름다운 모습을 지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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