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1년 7월 18일

고덕면 동고리 다리 사체 떠올라
불의 관계 들통 나자 집 나와 자살

 

 

“경기도 진위군 고덕면 동고리 다리(京畿道 振威郡 古德面 東古里 橋) 근처에서 칠월 십팔일 오후 아홉시에 묘령의 여자 시체가 떠오른 것을 발견하였다는 급보를 접하고 평택경찰서에서는 즉시 계관이 출장해 검시한 결과 잘못함을 뉘우치고 빠져죽은 듯한데, 그 여자는 진위군 고덕면 동고리 박홍인(朴洪仁)의 처 박성녀(朴姓女, 十八)로 원인은 동리 거주하는 누구와 불의의 관계를 맺고 동금 중에 그 남편의 누이 되는 사람에게 발견된 것을 부끄럽게 생각해 물에 빠지기 전날 십칠일 오전 다섯 시경에 가만히 잡을 나와 그날은 각처로 돌아다니다가 드디어 십팔일 오전 네 시경에 진위군내 하류에 빠져 자살을 한 모양인 바, 사체는 검시한 후 남편 박홍인에게 인도되었더라”(매일신보 1921년 7월 23일)

‘묘령의 여자’ 하면 일반적이라기보다는 무언가 특별한 것이 있는 듯하다. 마치 신비스러운 것 같기도 하고 사연이 있는 듯 궁금증을 자아낸다. 그래서 그런지 문학적 표현으로 종종 사용되기도 한다. “하얀 모시로 된 긴 치마를 깔끔하게 입고 파라솔을 들고 지나가는 묘령의 여자가 있다”하면 괜시리 궁금해진다. 그렇지만 ‘묘령(妙齡)’의 사전적 의미는 ‘여자의 스물 안팎의 나이’라고 한다. 즉 20살 안팎의 여자가 ‘묘령의 여자’인 셈이다.

이처럼 묘령의 여자가 평택에서 사체로 발견된 사건이 발생했다. 1921년 7월 18일 진위군 고덕면 동고리의 다리 근처에서 사체가 떠올랐다. 그 사연인즉 18세의 박성녀라고 하는 ‘묘령의 여자’가 불의의 관계 즉 한 동네의 사는 누군가와 부정한 관계를 맺은 것이 들통 나서 고민을 하다가 자살을 선택한 것이다. 박성녀는 부정은 남편의 누이에게 발각되었는데, 이를 부끄럽게 생각하다가 7월 17일 새벽 5시 남편에게 알리지 않고 가만히 집을 나왔다. 하루 종일 여러 곳을 돌아다니다가 7월 18일 새벽 4시경 강물에 뛰어들어 자살한 것이다.

평택경찰서에서는 박성녀 사체가 발견되자 바로 검시관을 파견했다. 검시 결과 타살이 아니라 자살로 판명했다. 그 이유는 ‘잘못을 뉘우치고 빠져 죽은 것’이었기 때문이다. 즉 타살이 아니라 자살로 본 것이다. 묘령의 여자 박성녀의 사체는 검시를 마친 후 남편 박홍인에게 인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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