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전세제도의 변화 방향

주택시장에는 매매시장과 임대(전세. 월세)시장이 있다. 우리나라 전체가구의 40%이상이 임차가구로 구성되어 있으나 공공 임대주택이 4.7%에 불과해 다른 국가들에 비해 민간 임차시장비중이 매우 크게 나타나고 있으며, 전세라는 독특한 임차제도를 가지고 있다. 주택 전세제도는 우리나라에서만 존재하는 주택 임대차방식의 고유한 한 형태이다. 외국의 주택임대는 주로 보증금 없이 월세만 내는 ‘렌트’ 개념으로 보증금을 맡기고 월세를 내는 우리식 월세방식과는 조금 다르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말하는 전세란 미등기 전세로서 채권을 말한다. 하지만, 전세권이란 전세금을 지급하고 타인의 부동산을 일정기간 동안 점유해 그 용도에 따라 사용 및 수익할 수 있는 물권을 말한다. 즉 당사자 간 계약에 의한 물권적 합의와 함께 부동산 등기를 함으로서 물권적 효력이 발생한다. 주택임대시장에 보편화되어 있는 전세란 물권적 합의는 있지만 임대인의 동의 거부 등으로 등기를 하지 못하는 임대차를 말하며 채권으로서 효력을 갖고 있다.
채권의 맹점인 선순위채권에 대한 우선변제권과 주택임차인의 권리 보호를 위해 1981년부터 주택임대차보호특별법이 시행되고 있지만 이 또한 자본주의와 시장경제의 원리에서는 경제적 약자인 서민의 주거 안정까지 완전하게 책임질 수 없다. 최근 주택매매. 전세가격 현황을 보면 주택매매 가격은 지역별 차별화가 나타나는 반면에 전세가격은 전국적으로 동반상승하고 있다.
과거 고성장, 고금리시대에는 주택에 대한 투자를 통해 집 값 상승에 따른 기대수익과 주거의 안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었다. 또한 전세보증금을 지렛대삼아 돈 되는 다른 곳에 투자해 높은 수익을 얻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저성장, 저금리시대에 접어들면서 주택가격의 하락과 전세가격의 상승으로 주택임대시장이 변화하고 있다. 주택임차시장의 변화 방향이 무엇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주택 임대차시장 변화 요인으로 첫 번째는 전세가격과 소득 증가율의 괴리를 들 수 있다. 최근 전세가격의 23.3% 상승은 소득의 7.1% 보다 높은 수준으로 상승하고 있어 괴리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전세가격의 급격한 상승은 반 전세나 월세 증가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아울러 높은 전세가격은 기존의 전세 세입자들이 쉽게 매매시장으로 이동할 수 동기를 제공하는 반면에 신규 임차시장 진입자들에게는 높은 전세가격에 대한 부담으로 월세시장으로 진입 재편을 꾀하고 있다.
두 번째는 장기간 주택가격의 정체 및 매매가격 하락에 있다. 장기간 주택 매매가격이 보합 또는 하락하면서 전세 보증금 레버리지를 활용한 주택 신규투자가 줄어들고 있으며 안정적인 월세 수익을 선호하게 된다.
세 번째는 높은 월세 이율에 있다. 전세보증금 대비 월세의 이율이 주로 수도권에서 높게 나타나고 있다.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할 때의 수익률이 더욱 높아 월세 전환은 저성장, 저금리시대에서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다시 말해 매매가격 상승을 바라는 대신 임대수익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졌으며 금융권의 예금금리보다 더 높은 수익을 가져다주고 있어 월세시장이 저금리시대에 새로운 트렌드가 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와 주택공급물량 부족으로 또 다시 내년의 전세대란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벌써부터 새어나오고 있다. 최근 주택가격 상승 원인으로 수도권은 주택수요의 전세 쏠림현상, 비수도권지역은 신규주택 공급물량 부족으로 다가오는 새해의 봄 주택 전세시장을 걱정할 수밖에 없다. 부동산 주택건설경기의 불황으로 당분간 전국적으로 신규 아파트 공급부족이 예상되어 전세시장 불안요인이 심화되고 있다.
또한 전세가격 급등으로 인한 소득과의 괴리심화는 월세시장의 비중을 확대할 것이고 전세시장 비중은 점차 줄어드는 구조가 발생할 수 있다. 높은 전세가격 대비 전세비율, 주택수요 감소에 따른 주택가격의 하락, 임대인에게 유리한 높은 월세 이율, 저금리시대 안전한 월세 수익 증가 요인 등으로 전국적으로 전세 비중이 감소하고 있으며 반 전세 및 월세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

 

 

 

 


김진철 대표
평택부동산 메카 1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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