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미 / 창비

 

   
▲ 이지영 사서
평택시립 지산초록도서관

자발적인 가난을 선택하고 사랑과 나눔을 생활하고 있는 김중미 작가가 아이들과 공부방을 꾸리며 있었던 지난 30년간의 이야기를 묵직하게 풀어냈다.

역시 그녀의 이야기는 진한 감동과 울림이 있었다. <꽃은 많을수록 좋다>는 예측할 수 있는 스토리지 않을까 가볍게 생각하고 읽었다간 오산이다.

인천의 가난한 마을 만석동 그곳에는 부모의 폭력을 피해 뛰어올 곳이, 삶을 포기하기 직전 떠오르는 곳이 공부방밖에 없는 아이들이 언제라도 찾아올 수 있도록 김중미 작가는 늘 공부방 문을 열어 놓고 살았다.

작가가 아이들과 함께 겪은 일상은 그야말로 좌충우돌 같은 하루하루다. 생각지 못한 어려운 환경이지만, 맑고 순수한 아이들의 마음을 보며 몇 번이나 울컥했다.

하지만 그들에게는 함께 버티는 삶이 있고, 연대가 있기에 오히려 행복하고 풍요롭게 보였다.

작가에게는 어렵지만 함께 살아간다는 것, 그래서 평범한 일상을 나누는 것, 그것이 삶을 지탱하는 힘이었을 것이다.

나도 언젠가 좀 더 여유가 생기면 타인에게 필요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이 들었지만, 지금 실천하고 있는 그녀를 보며 숙연해졌다. 가족보다 다른 사람을 위해 더 희생하고 공동체를 회복하고 상처를 치유하는 사람들을 보며, 내가 할 수 있는 나눔은 과연 무엇일까 고민하게 했다. 나는 결핍을 더 채우려고 욕심을 부리며 살아가고 있지 않은가.

“우리는 가난한 아이들이 가난과 역경을 딛고 성공한 입지전적인 인물로 자라, ‘개천에서 난 용’이 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나와 우리 공동체가 바라는 것은 우리 아이들이 건강한 노동자로, 혹은 자신이 좋아하고 잘하는 일을 찾아 그 일을 통해 가정을 꾸리고 자신의 노후를 준비해 갈 수 있는 평범한 사람이 되는 것이다. 노동자로서 권리를 당당히 요구할 줄 알고, 자신이 가진 것을 이웃과 나누며 살아가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 p.186~187

노동자로서 권리를 당당히 요구할 줄 알고, 자신이 가진 것을 이웃과 나누며 살아가는 사람이 되도록 바랬다. 자본주의의 부작용인 보이지 않는 사회적 차별과 입시 위주의 경쟁 교육, 물질주의와 편견 등에 현혹되지 않고, 함께 손잡고 나가는 것을 실천한다.

30년이라는 세월 동안 작가가 세상에 알리고 싶은 메시지는 참 강했다. 우리가 당장 실천할 수 없는 삶이라도 ‘함께’ 라는 공동체의 씨앗을 마음 한편에 심는 것만으로도 살기 좋은 세상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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