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3년 11월 26일

이상적 농촌으로 유명한 도일리
원주 원씨 마을, 가족처럼 지내

 

 

“경기도 진위군 송탄면 도일리 振威郡 松炭面 道日里는 현재 호수가 약 일백 사십호 가량 되는 동리로 원래 원씨元氏 일족과 그 관계자의 단출한 촌락인데, 지금으로 약 일백 이십년 전부터 한 동리가 한 가족 같이 원만히 지내오며, 또 조선의 폐풍은 어디까지든지 개선함에 노력해 도박과 불미한 풍기는 절대로 일어나지 않게 할 뿐 아니라 애경상조의 목적으로 동계洞契까지 있어 왔던 바, 이번에 이 조직을 더욱 완전히 하기 위해 도일리공조회道日里共助會를 조직하고 지난 이십륙일에는 성대한 발회식發會式이 있었는데, 당일에는 경기도로부터 스기杉 사회과장의 열석을 위시해 동군 군수, 학교장, 면장, 경찰서장 외 참회자가 칠백여 명에 달하였는데, 그 부근에는 실로 이상적 모범촌으로 이름이 높더라”(매일신보 1923년 12월 1일)

‘모범模範’의 사전적 의미는 ‘본받아 배울 만한 대상’을 일컫는다. 그래서 남들에게 때로는 배워야 할 대상이 되기도 한다. 그런데 이를 잘 활용하면 긍정적인 요소가 많지만, 종종 부작용을 일으키기도 한다. 그 시대적 상황에 따라 해석을 다르게 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순수하게 보면 그리 나쁘지도 않다. 그 예가 바로 ‘도일리의 모범농촌’이다. 일제는 이를 식민지배정책에 활용했다. 도일리는 현재 도일동으로 지명이 바뀌었지만,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 곳이다. 1923년에는 ‘이상촌理想村’으로 알리고 졌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도일리는 당시 140호 정도 되는 마을로, ‘원씨元氏 일족과 관계자의 단출한 촌락’이었다. 약 120년 전부터 한 마을이 한 가족처럼 지냈다. 이른바 한겨울 농촌의 폐풍으로 알려진 도박이라든가 과음過飮 등 불미스러운 일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했다. 도일리는 폐풍악습弊風惡習을 없애고 미풍양속美風良俗을 선양하는 민풍개선民風改善의 대표적인 마을이었다. 도일리는 애경사와 상부상조를 목적으로 하는 동계를 조직해 운영했다.

이를 더 발전시키기 위해 동계를 발전적으로 해체하고 도일리공조회道日里共助會를 조직하는 한편 1923년 11월 26일 발회식을 가졌다. 발회식에는 경기도청의 스기杉 사회과장이 참석했으며, 최익하 진위군수, 원제학 송탄면장을 포함해 경찰서장, 보통학교장 등 700여 명이 참석할 정도로 성대하게 진행했다.

‘이상촌’이라는 순수하였던 도일리와 상부상조의 대표적 모델인 동계를 식민지배에 이용하려는 일제의 전형적인 모습이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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