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와 수소전기차는
각각의 자리매김 속에서
보완과 차별적 경쟁력을
확보하리라 예상한다

 

 
▲ 김 훈 공동대표
금요포럼

수소차는 전기차다. 전기차는 기존 자동차가 연료를 내연기관에서 연소시켜 발생하는 열에너지를 운동에너지로 바꿔 동력을 얻는 방식과 달리 전기를 이용해 직접 구동한다. 그렇다면 우리가 말하는 EV 전기차와 FCEV 수소전기차는 무엇이 다를까.

가장 큰 차이점은 연료를 얻는 방법이다. 전기차는 말 그대로 차에 장착한 대용량 배터리를 충전해 구동하는 방식이다. 모터와 건전지로 가는 장난감 자동차나 놀이공원에서 흔히 접하던 범퍼카 등이 이 원리다. 반면 수소전기차는 H2 수소를 연료로 사용해 동력을 얻되 엔진의 연소 방식이 아닌 Fuel Cell 연료전지에서 O 산소와의 화학반응을 통해 H2O 물이 되면서 생성한 전기를 사용한다는 점이다. 이래서 수소차를 Hydrogen Vehicle이 아닌 FCEV 수소연료전기차라 부른다. 간단히 말해 전기차는 충전기를, 수소차는 발전기를 차에 싣고 다닌다는 차이가 있다.

그러면 충전기와 발전기의 에너지는 어떻게 공급받는지를 보자. 우선 전기차는 휴대전화처럼 Plug In 플러그인  방식으로 충전하면 된다. 매우 단순하고 국가의 전기차 보조금을 통해 1㎞당 23원 정도의 저렴한 유지비가 장점이지만 충전 시간이 길고 상대적으로 주행거리가 짧다는 불편함이 있다. 수소전기차는 이와 달리 대기 중에서 얻는 산소와 결합해 전기를 생성해야 하므로 수소를 싣고 다녀야 한다.

수소는 매우 가볍고 부피가 커서 이를 생산·저장하기 위해서는 에너지뿐 아니라 고압의 압축이나 액화 등의 방법을 동원해야 하므로 상당한 비용이 든다. 이 때문에 정부의 정책적 지원을 통해서도 목표가가 전기차의 3배에 달해 1㎞당 73원이 소요된다. 하지만 충전 시간이 일반 유류와 큰 차이가 없고 장거리 주행이 가능하다는 편리성이 있다. 참고로 1㎞당 연료비를 살펴보면 현재 사용하는 화석연료 중 LPG가 82원, 경유가 94원, 휘발유는 125원 정도다.

이를 경제성 측면에서 볼 때 전기차의 완승으로 보는 또 다른 측면은 제조 원가에도 있다. 즉, 기존의 엔진을 대체하는데 전기차는 배터리만 필요하지만, 수소전기차는 수소탱크와 연료전지가 있어야 한다. 상당한 규모의 생산에 도달해야 단가 차이를 극복할 수 있다. 충전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는데도 차이가 있는 점은 자명하다. 무엇보다, 전기로 수소를 만들고 이를 다시 산소와 반응시켜 전기를 만드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에너지의 손실을 두고 테슬라 창업자인 일론 머스크는 수소전기차는 “incredibly dumb 엄청나게 멍청하다”고 했다.

그렇다면 수소전기차는 경제적인 측면에서 정말 바보짓에 가까운 것일까. 우선 시간 비용을 생각해 보자. 적어도 30분이 걸린다는 전기차의 긴급 충전을 위해 도심의 스타벅스 자리에 충전소를 상업적으로 운영하는 사람은 없을 듯싶다. 내 차를 충전하는 동안 PC방에 다녀와도 되지만, 내 앞에 충전 중인 차가 있으면 어쩔 것인가. 또한 10톤 전기화물차를 경유 트럭처럼 운행하기 위해 적재량의 절반 이상을 배터리로 채워야 하는 점은 전기차 상용화의 현실적인 한계다. 논외이기는 하지만 공기정화 효과는 부수적이다. 양산되는 수소전기 승용차 1대가 발전용 산소를 얻기 위해서 성인 43명분의 공기를 정화해 내보낸다고 한다. 이를테면, 평택시 수소전기 승용차 23만대와 승용차 배기가스 배출량의 53배 효과를 가진 수소전기 버스, 트럭이 봄날 우리의 마스크를 벗기는데 일조할 수 있다는 점은 단순한 경제 논리로 계량할 수 없는 장점이다.

현재 전기차와 수소전기차 논쟁의 이면에는 수소 경제로 대변되는 에너지 정책의 이슈와 경기부양을 위한 자동차산업 정책이 있다. 탈화석연료와 탈원전의 정책 속에서 풍력과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와 새로운 에너지원인 수소의 효용성 논란은 앞으로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다. 전기차와 수소전기차는 각각의 자리매김 속에서 우열이 아닌 보완과 차별적 경쟁력을 확보하리라 예상한다.

저작권자 © 평택시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