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 연구, 미래를 그리는 것”


정도전·원심창 심층연구 시급
박물관·콘텐츠 연구에 노력

 

 

“평택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제 전공을 살려 지역의 역사를 연구하고 널리 알리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특히 평택지역은 정도전과 원균, 안재홍, 원심창 등 역사적으로 뛰어난 인물과 관련이 있는 지역이기에 이분들의 정신과 학문을 연구하고 계승해 지역의 정체성을 정립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경기대학교를 시작으로 한양사이버대와 중앙대, 전남대 등 다수의 대학 강단에 섰던 성주현 교수는 현재 숭실대학교 한국기독교문화원에서 동학, 천도교와 관련해 ‘메타모포시스’에 대한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천도교 집안에서 태어나

성주현(60) 교수는 천도교 집안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부터 역사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천도교는 일제강점기 3·1운동을 주도했으며, 민족정론지인 <개벽>을 간행하는 등 한국의 근현대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종교기에 그러할 만도 하다.

“고등학교에 다니면서 이미 역사학자를 꿈꿨습니다. 천도교의 영향을 많이 받은 탓이었죠. 천도교는 동학을 계승한 종교입니다. 일제강점기 민족운동을 펼치는 과정에서 많은 역할을 했었는데 지금은 그 세력이 약화돼 아쉬운 점이 많죠”

성주현 교수는 긴 역사를 자랑하는 장수 잡지이자, 천주교 월간 잡지 <신인간>에서 일하며 역사학자의 꿈을 키워나갔다. 이후 뒤늦게 경기대 사학과 석사과정에 도전한 그는 연구에 매진하며 본격적으로 꿈을 이뤄나가기 시작했다.

“석사과정에 도전하며 ‘일제강점기 만주지역 천도교인의 민족운동’을 주제로 논문을 썼습니다. 이후에는 한양대 사학과 박사과정에서는 ‘천도교 청년당의 역사’를 주제로 <천도교 청년당 연구>라는 논문을 완성했죠. 천도교 잡지 ‘개벽’과 ‘어린이 운동’ 등이 주 내용이었습니다”

 

평택에 정착하다

결혼 후 서울에 거주하던 그는 아이러니하게도 자녀교육 문제로 평택에 정착했다고 한다.

“서울이라는 삭막하고 치열한 도시에서 인간으로서 배울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게다가 아내와 저는 둘 다 직업이 있었기에 아이를 양육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죠. 그래서 장모님이 계신 평택에 정착한 것입니다”

20년 전 평택에 내려온 성주현 교수는 처음 10년간 평택에서 아무런 활동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직장이 서울에 있었기에 평택은 그에게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집이 존재하는 곳일 뿐이었다.

“평택에 내려와서도 항상 버스를 타고 서울로 출퇴근을 했습니다. 버스에서 시간을 보내며 박경리 작가의 <토지> 등 대하소설을 읽는 것이 소소한 낙이었죠”

그가 평택지역에서 활동을 시작한 것은 10년 전 우연한 기회에 민세안재홍기념사업회와 인연이 닿으면서부터다.

“국사편찬위원회 평택지역 사회조사위원으로 활동을 시작하면서 평택의 근현대사 사료조사와 미군기지, 철도 등 지역 관련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특히 민세안재홍기념사업회에 이사로 참여하며 지역에서의 활동을 시작했죠. 또 평택문화원과 함께 많은 지역사 연구 활동을 펼치기도 했습니다”

 

소중한 평택 지역사

성주현 교수는 평택의 지역사 연구 범위가 근현대사에만 머무르고 있는 것이 매우 안타깝다고 한다.

“평택은 역사적으로 뛰어난 인물을 많이 배출했으며 지역적으로도 역사적 가치가 뛰어난 곳이지만, 전근대사에 대한 연구가 미미한 면이 있어 아쉽습니다. 전근대사에 대한 연구를 위해서는 우선 조선시대 문헌에서 평택 관련 기록을 모아 자료를 만드는 것이 우선이죠”

그가 가장 아쉬워하는 것은 삼봉 정도전에 대한 지역의 연구가 부족한 점이다. 조선 개국공신이자 혁명가인 정도전의 사당이 지역에 있지만, 평택시민들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다.

“삼봉 정도전 사당을 활용해 관련 콘텐츠를 발굴하지 못한 점은 분명 아쉽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정도전에 대한 연구를 더욱 깊이 해 삼봉학 등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평택 관련 인물로 더욱 부각시켜야 한다고 생각해요”

평택 출신 독립운동가 원심창 의사를 발굴하는 데 큰 역할을 한 성주현 교수는 정도전이라는 인물 못지않게 원심창에 대한 연구와 계승도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육삼정 의거’와 관련된 논문을 쓰면서 원심창 의사에 대해 깊이 알게 됐습니다. 특히 그의 ‘통일론’은 최근 남북 평화 정세에 따라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죠”

이렇듯 지역의 역사를 계승하기 위해 많은 연구를 펼쳐온 성주현 교수는 앞으로도 지역의 박물관 설립과 역사 콘텐츠를 활용한 축제 마련 등 시민에게 평택의 역사를 알리기 위한 활동을 지속하고 싶다고 한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말이 있듯이 성주현 교수의 연구가 지역과 국가의 밝은 미래를 그려내기를 바란다.

저작권자 © 평택시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