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지 임대 해결에 최선 다할 터”


기존 농업인에게도 지원 필요
평화트랙터 보내기사업 주도

 

 

 

“현재 쌀농사를 짓는 농업인들에게 가장 중요한 이슈는 농지 임대 문제입니다. 농업인의 권리를 지키는 일도 중요하지만, 이러한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지속해서 노력할 계획입니다”
지난해 쌀전업농평택시연합회 제3대 회장으로 취임한 이한용 회장은 평택농민회 부회장으로도 활동하며 평택지역 농민의 권익 향상을 위해 앞장서고 있다.

꿈꾸지 않던 농사일
평택시 오성면 양교리가 고향인 이한용(53) 회장은 집안 대대로 펼쳐온 농사일을 부모님으로부터 이어받았다.
“제가 나고 자란 마을은 전주 이 씨 집성촌이 형성돼 있습니다. 마을 주민 대부분이 집안 분들이시죠. 저희 집안은 고조부께서 이곳에 정착한 것으로 알고 있어요”
어렸을 적 고향 모습은 현재와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그때의 향수를 지금 느끼기는 어렵다.
“여름에 마을 냇가에서 물장구를 치고 겨울에는 논에서 썰매를 탔던 기억이 납니다. 특히 마을에 오봉산이라는 뒷산이 있었는데, 봄이면 소풍을 가기도 하고 친구들과 모여 일명 ‘아지트’를 만들어 놀기도 했죠. 아무래도 지금은 보기 힘든 모습일 겁니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부모님의 농사일을 도왔다. 물론, 가끔 실수를 저지르기도 했다.
“중학교에 다니던 때였습니다. 경운기를 몰고 내리막길을 내려가는 도중 실수로 싣고 가던 모판 400~500개를 모두 엎은 적이 있었죠. 아버지께 혼날 생각에 겁부터 났는데, 다행히 별말씀이 없으셨어요”
이렇게 어려서부터 농사일을 도왔지만, 이한용 회장은 농사에 대한 꿈을 꾸지 않았다고 한다. 대부분의 청년들이 그렇듯 도시에서의 삶을 꿈꿨기 때문이다.

힘든 시간, 끊임없는 노력
군대에 다녀와 형과 함께 태양열 사업을 하던 이한용 회장은 몇 년 후 병환으로 세상을 떠난 아버지를 대신해 농업 전선에 뛰어들게 됐다.
“간간이 부모님의 농사일을 돕기는 했지만, 처음부터 할 생각이 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어머님이 혼자 남게 된 뒤 그 빈자리를 대신해 농사를 시작했죠”
처음부터 농사일이 잘 풀린 것은 아니었다. 어렸을 적부터 농사일을 경험했지만, 직접 책임지고 가꿔나가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었다.
“처음에는 함께 일하던 농업인들과 논둑에 앉아 한탄하기도 했습니다. 마음처럼 안 되는 것이 또 농사일이니까요. 한데 요즘 하나둘 퇴직하는 친구들이나 친지들을 보면 농사일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농사야 내가 힘닿는 만큼 할 수 있는 일이니까요”
이한용 회장은 힘든 시간을 보내면서도 연구하고 공부하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평택시농업기술센터에서 운영하는 슈퍼오닝농업대학 수도작 분야 1기 졸업생이기도 한 그는 농업과 접목한 다양한 사업을 생각해 냈다.
“한국농수산대학에서 농업 관련 아이디어를 공모했는데, ‘에로틱 농장’을 기획해 장려상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농장 한가운데에 식당을 열고 흔히 몸에 좋다는 복분자나 부추, 마늘 등의 농산물을 이용해 음식을 판매한다는 콘셉트였죠. 농업 관련 콘텐츠를 활용한 숙박업소를 함께 운영해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농업인을 대표하다
지난 2000년 쌀전업농평택시연합회에 가입한 이한용 회장은 7~8년 전부터 평택농민회에서도 활동을 펼쳐왔다. 이러한 활동 덕분일까, 지난 2016년에는 평택시농어민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가 생각하는 현재 쌀전업농의 가장 큰 애로隘路는 바로 농지 임대 문제다. 정부 부처가 신규 일자리 창출을 목적으로 청년농업인에게 많은 혜택을 부여해 기존 농업인들의 농지 확보가 더욱 힘들어진 것이다.
“정부는 청년 농업인을 양성하기 위해 전폭적인 지원을 펼치고 있는데 그 과정에서 기존 중장년층 농업인이 소외되는 면이 있습니다. 물론 청년 농업인을 양성하는 일 또한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어느 정도 배분 비율을 조절할 필요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청년 농업인에게 70%가 주어진다면 기존 농업인에게도 30% 정도는 주어져야겠죠”
농지임대 문제가 회장으로서 지속해서 해결해야할 사안이라면, 현재 그가 가장 열중하는 일은 ‘통일트랙터 보내기’ 사업이다. 쌀전업농평택시연합회와 평택농민회가 함께 주도하고 있는 이 사업은 쌀을 판매한 수익금으로 북한에 트랙터를 보내는 사업으로, 전국에서 많은 농민단체가 함께 하고 있다.
이한용 회장을 비롯한 많은 농업인과 시민사회의 노력으로 남북 평화시대가 열린다면 그보다 좋은 일이 있을까. 농업인으로서 지역사회를 넘어 국가적 발전을 위해 지속해서 노력하는 그의 모습을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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