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받아 마땅한 위인이지만
정작 그들에 대한 처우는
그리 높지 않은 것이 현실

 

   
▲ 이승빈/신한고 2학년
jenny1399@naver.com

2016년도 중앙일보 기사 ‘가장 존경받는 직업’ 조사에 따르면 1위는 소방관인 것으로 나타났다. 화마라는 거대한 재앙 앞에서도 굴하지 않는 직업으로 전 국민에게 존경받아 마땅한 위인이 소방관이지만 정작 그들에 대한 처우는 그리 높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2018년 9월 23일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소방관들에게 지급해야 하는 ‘초과근무수당’ 미지급액은 1902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자체가 예산을 핑계로 초과근무수당을 제때 지급하지 않고 있어 지방직 소방관들의 ‘국가직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특히 적은 임금뿐만 아니라 낡은 장비, 기물 파손에 대한 문제도 그들이 소방 활동을 소극적으로 하게 만드는데 일조한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국민안전처의 ‘2015 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소방관의 개인보호 장비 노후 수량은 무려 2만 9000여 대에 이른다. 화재진압 시 착용할 수 있는 ‘정상적인’ 방화복 역시 60벌에 불과했다. 그마저 나라에서 제때 지급해주지 않아 자비로 구입하거나 선임자가 쓰던 장비를 물려받아야 하는 실정이다.

서울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구조 활동과 화재 진압을 위해 행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2015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화재 진압으로 발생한 기물 파손을 변상하라’라는 민원이 접수되기도 한다. 이는 소방관 면책범위를 늘려 소방관들이 구조와 화재 진압에 더욱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올바른 해결 방안일 것이다.

인력문제 역시 심각한 수준이다. 현재 소방공무원은 정원기준 6만 6000명의 2/3 수준에도 한참 모자라는 4만 명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인력부족 문제는 OECD 주요국가와 비교해도 큰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

우리나라 소방공무원 1명이 담당하는 인구수는 1120명으로 미국 1075명과 일본 820명에 비해 훨씬 많다. 권은희 국민의당 의원이 2018년 9월 27일 국민안전처로부터 제출받은 ‘2016년 1인 소방서 현황’을 통해 자세히 볼 수 있다. 이에 따르면 소방관 1명만이 상주하는 1인 지역대는 전국 59곳에 달한다. 1인 지역대에 속한 소방관들은 과도하게 넓은 면적을 혼자 담당하고 있어 화재 발생 시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고 호소하고 있다. 화제진압에서는 ‘초동진압’이 중요한 만큼 소방관들의 인력난은 현장의 큰 문제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현장 트라우마조차 치료할 틈 없는 열악한 근무환경은 국정감사에서도 주요 원인으로 지적되었는다. 소방관이 희생될 때마다 처우개선 법안들이 만들어졌지만, 30개가 넘는 관련 법안은 아직도 처리되지 못한 채 국회에 묶여 있다.

대한민국 국민들의 안전과 목숨을 책임지는 그들이기에 하루빨리 좀 더 확실한 대책마련이 필요하며, 그렇기 위해선 국민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눈길이 절실하다. 애꿎은 생명과 떠나가 버린 이들을 위해 흘리는 눈물도 중요하지만 목숨을 지켜내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내건 그들의 안전이 무엇보다 시급히 보장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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