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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기고 - 우리 땅은 미군의 실험실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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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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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시는 시민과 함께
온 힘을 다해
미군의 생물무기 실험을
막아야 한다

 

   
▲ 임윤경 사무국장
평택평화센터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 지난 2015년 5월, 미국 국방부가 ‘살아있는 탄저균’을 평택오산미공군기지에 배송해 실험·훈련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엄청난 사회적 충격을 주었던 사실을. 지난해 3월에는 또 어떤가. 생물무기를 실험하는 ‘JUPITER 주피터’란 이름의 프로그램이 평택시 팽성읍 K-6캠프험프리스에 설치됐다는 언론보도가 있었다. 이때 평택주민과 시민단체는 크게 반발했다. 그리고 2019년 현재, 바뀐 것이 있는가. 도리어 상황은 더 나빠졌다.

지난 3월 14일, 언론보도를 통해 평택미군기지에서 생물무기 실제 실험을 가능케 하는 미국 국방부 예산이 드러났다. 실로 엄청난 충격이다. 왠지 버젓이 눈뜨고 사기 당하는 기분이다. ‘생물무기 실험’은 시민의 안전과 직결된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쉽게 실험장치가 설치되고 있다. 그리고 평택시는 이 문제에 대해 어떠한 대응도 하지 않았다. 무엇이 문제일까?

우리는 기억한다. 2015년 메르스 사태를. 평택은 메르스 거점지였다. 학교 휴교령이 내려졌고 바깥 외출을 공식적으로 막았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란 집안에서 깨끗이 손을 씻고 마스크를 쓰는 일이 전부였다. 그만큼 세균이란 인류가 어찌할 수 없는 자연재해다. 그런 엄청난 자연재해를 인간이 일부러 무기로 만들어 사용하겠다는 것. 그것도 주택가가 밀집한 주변에서 말이다. 정말 위험천만한 일이다.

“우리 땅에서 생화학무기 실험은 절대 안 된다”고 핏대를 올리며 지인들에게 이야기했더니 지나가는 누군가는 “좌파구만, 반미 반미 하는 거 보니”라며 거부감을 드러냈다. 한국에서는 반미는 좌파의 동의어이며, 친미는 우파의 동의어다. 물론 세계 여러 나라에서 이와 비슷한 경향이 없지 않지만, 한국만큼 절대적인 경우는 거의 없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반미와 친미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대한민국 국민의 안전, 평택시민의 안전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우리 고장에서 생물무기 실험이 실제 진행된다는데 어찌 가만히 있을 수 있겠는가. 우리 아이를, 우리 가족을, 우리 지역 공동체를 안전하게 보살피고 생명권을 주장하는 것이 어찌 ‘좌파’로 규정돼 묻혀야 하는지. 지금 우리는 기본 권리를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미군기지로 인한 주민피해가 발생할 때마다 평택시는 “한미관계로 인해 발생되는 사안에 대해서는 자치단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며 변명만 늘어놓았다. 시민들은 그럴 때마다 평택시의 상황을 이해하려 했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그런 변명이 통하지 않는다. 시민 안전이 위협받고 있는데 뒷짐 지고 성의 없는 태도를 보이는 지자체에 더 이상 마음을 줄 시민은 없다.

미군기지로부터 피해가 발생할 때마다 평택시는 기밀이다, 안보 때문이다, 국익에 침해된다고 주장한다. 모두 핑계에 불과하다. 평택시에 묻고 싶다. 주민의 안전보다 더 중요한 안보문제가 있는가라고. 피해에 대해 모르면 성실하게 알아봐야 하고, 주민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면 시민과 함께 정부를 상대로 SOFA를 바꾸든 법을 만들든 뭐라도 해야 할 게 아닌가.

평택시민은 이 땅에서 미군의 생물무기 실험을 반대한다. 언제나 안전이 먼저다. 시민의 안전보다 우선되는 안보는 없다. 평택시는 시민과 함께 온 힘을 다해 미군의 생물무기 실험을 막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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