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 누구나 당연히 누려야할 권리

알려진 것이 진실이 아닐 수도 있어
화폐적 가치보다 사회적 가치가 중요

 
“사람이 태어나서 죽기까지 자신이 살던 세상에 아무런 기여를 하지 않고 사는 것이 과연 옳은가에 대한 많은 고민이 있었습니다. 병역의무와 같이 한 나라의 국민으로서 반드시 지켜야 하는 규정되어진 의무와 함께 인간으로서 지켜야 하는 자발적 의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바로 우리 아이들이 살아가야 할 미래를 만들어주는 것이죠”
4년 째 평택참여자치시민연대에서 시민운동의 첨병 역할을 맡고 있는 손현식 사무국장이 가장 중요시 여기는 것은 현상의 삶보다도 후손들에게 물려줄 아름다운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80~90년대 시민운동이 시작되고 많은 사람들이 노력한 결과 오늘날 우리가 그 혜택을 보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안타까운 것은 몇 년 사이 그러한 시민운동의 불길이 오히려 퇴보하고 어둠의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는 점이죠”
손현식 국장이 자신의 삶의 방향을 결정하기까지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은 그가 평택초등학교 재학 시절 만난 담임선생님이다.
“수업시간 30분 전 전날 하교 후부터 당일 등교 시까지 전해들은 소식들에 대해 토론시간을 갖곤 했습니다. 우리들이 들은 소식들이 정말 사실일까 아니면 그 뒤에 다른 어떤 것이 포함되어 있을까에 대해 서로의 의견을 발표하는 시간이었는데 저는 주로 소수자의 역할을 맡아 토론하곤 했습니다. 그 때부터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이 나름 형성된 것 같습니다. 알려진 것이 진실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 거죠”
결코 평범하다고 말하기 어려운 시민운동가로서의 생활이지만 항상 긍정적이고 소신 있게 일할 수 있었던 데는 자신을 언제나 응원해주고 믿어주는 가족이 있기 때문이다.
“아내와는 매일 두 시간 이상 대화를 하려고 노력합니다. 어찌 보면 저의 가장 큰 후원자라고 할 수 있죠. 화폐적 가치의 삶은 조금 곤궁할지 모르지만 궁극적인 삶의 가치, 사회적 가치가 더 중요하기 때문에 시민운동가로서 지내온 시간들이 나름대로 풍요로웠다고 생각합니다”
논란이 되고 있는 무상급식에 대한 문제를 바라보는 그의 신념은 확고하다. 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국장으로서 가장 보람된 일로 무상급식을 이루는데 함께 했었다는 점, 그러한 사회변화를 만들어 가는데 동참했다는 것을 최고의 기쁨이었다고 말한다.
“누구나 누려야 할 당연한 권리, 이것이 복지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가진 사람이 베풀어주는 것이 아니고 국가가 시혜적으로 국민에게 내려주는 것이 아닙니다. 현재 중학교까지 의무교육을 실시하고 있는데 그것 가지고 부자는 수업료를 내야한다고 말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무상급식도 그런 맥락으로 바라봐야 합니다. 일종의 의무급식인 셈이죠”
평택시민들의 무관심과 표현하지 않는 소극성이 발전의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말하는 손현식 국장은 그러한 풍토가 기업에도 이어져 평택관내에 위치한 기업들의 사회적 기여가 적은 것도 요즘 시민단체 활동이 주춤하게 된 한 원인으로 꼽는다.
“무엇보다 안타까운 것은 시민들의 무관심과 방관이었습니다. 하지만 사회라는 조직은 혼자 할 수 없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혼자가 아닌 공동체에 속해 있기 때문에 그 공동체의 일들은 모두 자신의 일인 것이죠”
손현식 국장은 올 12월로 4년간의 참여자치시민연대 활동을 마치고 자연인으로 돌아간다. 항상 지나고 보면 이뤘던 것 보다는 이루지 못했던 것에 못내 아쉬움이 남는 것이 인지상정. 후회 없이 앞만 보고 달려왔던 그에게도 남는 아쉬움은 적지 않다.
“잘잘못과 결과물을 떠나, 성과와 상관없이 작은 노력이나마 있었다는 점에 대해선 작은 만족감이 있습니다. 하지만 시민운동의 활성화에 자책감이 들기도 합니다”
‘내가 제일 중요하다, 나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에서 4년여의 시간이 흐르며 나 아니어도 누군가가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깨달은 손현식 국장은 참여자치시민연대의 문을 나서면서도 발걸음이 무겁지 않다. 그에게 있어서 새로이 접할 세상은 방법의 차이만 있을 뿐 시민운동의 연장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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