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정리·남산리·객사리 평택에서 발견된 방공호 3곳
근대문화유산 가치 높아, 활용방안·보존대책 세워야


 

 

 

평택지역 근대문화유산으로 가치가 있는 팽성읍 함정2리 선말산 방공호가 세상에 존재를 드러냈다.

팽성읍 안정리와 함정리, 남산리 일원은 일제강점기 말 전시체계기 일본 해군비행장과 보급기지가 건설됐던 지역으로 해방 후에는 비행장 활주로 일대가 미군기지로 사용됐고 남산리 일대 지하벙커도 미군의 CPX훈련장으로 활용돼 왔다.

이번 조사에서 모습을 드러낸 팽성읍 함정2리 방공호는 함정리 155-4번지에 위치해 있으며, 일제강점기인 1942년에서 1945년경에는 함정1리까지 선말산 지하로 직선 관통했으나 현재는 중간 환풍구 쪽으로 토사가 흘러내려 막혀있는 상황이다.

발견 당시 방공호는 빈집으로 방치된 폐가 뒤뜰에 잡목과 토사로 가려져 있었으며, 확인 결과 전체 길이는 140미터로 가로 2.5미터, 높이 2.5미터이다. 함정2리 방공호 입구에서 토사가 막힌 곳까지의 거리는 30미터, 함정1리 방공호 입구에서 토사가 막힌 곳까지의 거리는 50미터 가량으로 확인됐다.

마을 주민들의 증언에 따르면 한국전쟁 당시 황해도 장단에서 피난 온 1942년생 김성윤 씨를 포함해 다섯 가족이 이 방공호에서 생활했으며, 60년대 초반에는 K-6 캠프험프리스에서 태권도를 가르치던 최철 사범이 이 방공호에서 마을 청년들에게 태권도를 가르치기도 했다.

1944년생 장영섭 씨는 일제강점기 충북 영동에서 목수였던 아버지가 팽성 안정리 비행장 건설에 강제로 징용돼 끌려와 비행장 건설과 방공호 건설에 동원됐다고 증언했다. 이 방공호는 1970년대 중반까지는 말랭이 도두리 주민들의 여름 피서 장소로 사용됐으며, 이후 건물이 들어서면서 개인 저장고로 활용돼 왔다.

지난 2003년 김해규 평택지역문화연구소장의 마을조사에서 발견된 함정1리 방공호는 이번에 발견된 2리와 이어진 방공호이지만 이외에도 평택에는 2곳의 방공호가 추가로 확인된 바 있다. 남산리 CPX훈련장 내 지하벙커와 객사리에 있는 부용산에 있는 방공호이다.

최치선 평택향토사연구소 상임위원은 “이번에 확인된 선말산 방공호를 비롯해 CPX훈련장, 부용산 방공호는 근대문화유산으로 가치가 높아 이에 대한 학술조사와 보존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며 “평화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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