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평택학 시민강좌
가슴뿐 아니라 머리까지
그 열기가 차분하지만 뜨겁게
이어지는 시간이었다
올해는 3·1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으로 지난 한 달은 마치 100년 전의 그날처럼 3·1운동에 대한 열기로 가득했다. 전국적으로 각종 기념식과 다양한 행사가 이어졌고 평택지역에서도 현덕면과 진위면에서 기념식이 열렸다.
평택문화원은 웃다리문화촌 전시실에 ‘독립운동과 평택’이라는 주제로 특별전을 열고 ‘나도 독립운동가’ 체험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함께한 ‘2019 평택학 시민강좌 -3·1운동과 평택’은 가슴뿐 아니라 머리까지 그 열기가 차분하지만 뜨겁게 이어지는 시간이었다.
2013년 시작한 평택학 시민강좌는 평택의 지리와 역사·문화·사회·환경 등을 주제로 하는 인문학 강좌로 학계와 지역 향토사연구가들의 강의로 진행되며 올해로 7년째 지속되고 있다. 오롯이 평택지역의 3·1운동이라는 주제로 진행하기보다는 주제의 폭을 넓혀 평택을 살펴봄과 동시에 다양한 모습의 3·1운동을 살펴보고자 했다.
주제를 정하고 강사를 섭외하면서 강의 내용이 중복되거나 단조롭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었지만, 생각보다 다양한 주제로 3·1운동에 대해 접근할 수 있었다. 3·1운동에 대해 배운다면 일부 인물, 사건을 중심으로 파악하거나 운동 횟수와 희생자 수 등의 수치에 집중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번 강좌에서는 접근 방식에 변화를 주어 3·1운동을 풀어내고자 했다.
우선 3·1운동이 어떻게 시작됐는가에 대해 살펴봤다. 이정은 대한민국역사문화원장이 진행한 ‘3·1운동 독립선언서, 작성과 배포 어떻게 이뤄졌나’ 강연에서는 3·1운동 독립선언서 작성 과정과 담고 있는 내용, 독립선언서가 가지는 의미를 되짚어보았다. 또 임형진 경희대 교수가 진행한 ‘민족대표는 어떻게 만들어졌나’ 강연에서는 민족대표 구성 과정과 종교의 역할을 확인해 3·1운동이 시작된 과정을 파악할 수 있었다.
그리고 3·1운동의 참여계층에 대해 주목했다. 김해규 평택지역문화연구소장이 진행한 ‘민중이 주체가 된 평택지역 3·1운동’ 강연에서는 어떠한 계층이 평택지역 3·1운동에 참여했고, 민중이 주체가 되어 참여한 배경과 그 영향을 함께 설명해 지역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도왔다. 또한 이동근 수원박물관 학예사가 진행한 ‘3·1운동 참여세력, 기생도 만세를 불렀다’ 강연에서는 3·1운동에 참여세력 중 기생이라는 계층에 주목해 당대 기생의 삶과 그들이 3·1운동에 참여한 모습을 살펴보았다.
마지막으로 성주현 숭실대 교수의 ‘3·1운동은 과연 비폭력적이었나’ 강연을 통해서는 그동안 3·1운동이 가지고 있던 비폭력적인 고정관념을 깨고 공세적 3·1운동의 사례를 살펴봄으로써 3·1운동을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번 강좌는 100년 전 이 땅의 3·1운동이 3월에 시작돼 4월로 이어진 것처럼 참여한 시민들의 정신과 자세가 함께 이어지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