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4월 20일은 장애인의 날입니다. 장애인에 대한 국민의 이해를 높이기 위해 국가가 제정한 날이지요. 전국에서 장애인의 날 기념식은 물론이고 다양한 행사들이 잇달아 열렸습니다. 물론 평택에서도 지역에 거주하는 많은 장애인과 비장애인들이 어우러져 성대한 기념식을 치렀습니다.

평택에서 열린 기념식에서는 본격적인 행사 전에 장애인단체들이 직접 제작한 영상이 하나 상영되었습니다. 영상 중에서도 특히 ‘수어방송’에 관한 영상은 보는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장애인에 대한 국민적 인식이 높아지면서 뉴스에서는 간혹 수어통역사가 배치된 화면을 볼 수 있게 되었지만 ‘평등’이라는 측면에서는 아직도 미흡한 것이 사실입니다.

비장애인들은 마음만 먹으면 텔레비전을 통해 다양한 뉴스나 정보를 접할 수 있지만 장애인들은 그것조차 쉽지가 않습니다. 때문에 아예 뉴스나 정보에 관한 소식을 접하지 않고 살아가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런데 이번 기념식에서 선보인 ‘평택수어방송’은 수어로 전하는 뉴스를 전체화면으로 볼 수 있도록 제작한 것으로 장애인 인식에 대한 평택시의 앞서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소리가 나오지 않고 수어만으로 전하는 영상이었는데 한쪽 귀퉁이에 작은 크기로 편집되어 한번 보려면 텔레비전 가까이 가야했던 일반 방송과는 달리 장애인들이 전체 화면으로 수어를 통해 시원하게 뉴스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참 좋았습니다.

예전에는 ‘수화’라고 불렀던 청각·언어장애인의 언어를 이제는 ‘수어’라고 명칭을 바꿔서 또 다른 언어로 인식한 지도 이미 오래 되었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수어는 언어로 인정받지 못하고 소수들만 사용해야 하는 것으로 치부해버리는 것이 사실이고 그들의 언어는 무시되기 일쑤입니다. 이번 수어방송만 해도 “장애인은 왜 뉴스를 작은 귀퉁이 화면으로만 봐야 하지?”라는 질문을 던졌을 때 그에 맞는 답변을 달리 찾을 길이 없는걸 보면 함께 살아가는 사회에서 그건 불평등이 틀림없다는 생각도 듭니다.

이번 장애인의 날 기념식에서 또 하나 눈에 띄는 것은 ‘푸른날개합창단’이었습니다. 다양한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무대에 올라 하나의 노래를 부르며 화음을 맞춘 ‘푸른날개합창단’은 비장애인들이 합창단에 거는 기대나 완성도에는 미치지 못했을지도 모르지만 우리에게 커다란 메시지를 주기에는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단원들은 오른쪽, 왼쪽으로 움직이는 것도 제각각이었습니다. 어느 단원은 입으로 소리를 내어 노래하는데 비해 또 어느 단원은 손을 써서 수어로 노래를 했고, 또 어느 단원은 서서 노래를 하는데 비해 다리가 불편한 몇몇 단원은 의자에 앉아 노래를 불렀습니다.

단원들은 모두가 제각각 다른 형태로 노래를 불렀지만 그들은 여전히 하나의 노래를 불렀고 하나의 화음을 만들어가고 있었습니다. 움직임도 제각각, 노래도 제각각이었지만 ‘하나의 목표’를 향해 ‘함께’ 나아가고 있었던 것이지요. 하나의 노래를 부르며 완성도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점만으로도 관객들은 그들에게 큰 박수를 보낼 수밖에 없었습니다. 푸른날개합창단은 ‘따로’ 살아가면서도 ‘또 같이’ 살아가야 하는 우리 사회의 모습을 여실히 보여주는 모범적인 합창단이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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