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승/어크로스

 

▲ 박수정 사서
평택시립오성도서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성공한 인물 ‘빌 게이츠’를 떠올려 보면 우리는 그를 창의적 인물, 아이비리그 졸업장을 과감히 포기하고 위험을 감수한 채 창업에 도전한 인물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그는 어땠을까요? <열두 발자국> 이라는 책에 따르면 빌 게이츠는 창의적인 인물임은 분명하지만 아이비리그 재학 중 창업을 시작했고, 1년여 기간이 흐른 뒤 성공의 가능성을 가늠한 뒤 자퇴가 아닌 ‘휴학’을 선택, 위험을 감수하기 보다는 위험을 ‘관리’하는 인물이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성공한 사람, 창의적인 사람을 떠올릴 때 위험을 감수하는 사람이 성공을 경험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A는 대단해! 저 큰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도전하잖아’라고 말하듯이 말입니다. 그러나 실제로 창업 후 성공한 사람들을 추적 조사한 결과, 위험을 무릅쓰는 위험 감수자보다 위험에 잘 대응하는 위험관리자의 성공확률이 높았습니다.

우리의 상식을 벗어나는 또 다른 재미있는 사실은, 소위 ‘천재’라고 불리는 사람들에 대한 고정관념입니다. 천재란 피아노 위에서 몇 번 손가락을 움직였을 뿐인데 ‘운명 교향곡’이 나오는 사람, 혹은 몇 글자를 끄적였는데 ‘상대성 이론’을 제시하는 특별한 소수의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나요?

우리의 고정관념과는 달리 순간적인 발산(돌파구적 혁신)을 통해 창의적 아이디어가 나올 확률은 3~5퍼센트로 추정한다고 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보통 1~2번 창의적 아이디어를 떠올려 보지만 내 뇌의 아이디어 저장소와 다수의 아이디어 저장소가 비슷하다 보니 특별할 것 없는 결과를 만들어내곤 합니다. 그리고는 이 단계에서 ‘몇 번 도전해 봤는데 잘 안되더라, 나는 천재가 아닌가봐’라고 포기하며 일상으로 돌아갑니다.

그러나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천재적인 결과물이란 순간적인 발산으로 나타나기보다는(3~5%) 단계적으로 발전시켜나가는 ‘점진적 혁신’을 통해 나타날 확률(20~30%)이 높다는 사실입니다. 누구나 한 번에 기가 막힌 아이디어를 떠올리긴 힘들지만, 결국 생각을 거듭하다보면 내 아이디어 저장소의 최남단과 최북단이 만나는 순간이 올 수 있지 않을까요? ‘왜 안 될까? 그럼 이렇게 해볼까?’라며 실패를 새로운 출발점으로 삼고, 끊임없이 문을 두드리는 사람이 혁신을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베토벤, 피카소 등 우리가 천재라고 부르는 그들이 엄청난 양의 작품 활동을 하며 그중에서도 걸출한 작품을 만들어 낸 것처럼….

‘앞으로 남은 시간이 훨씬 많은데 나는 어떻게 살아야할까?’ 등 우리는 인생을 살면서 늘 생각합니다. 그러나 ‘나는 지금의 내 자리에서 모든 걸 내려놓으면서까지 도전할 자신 없어’ ‘창의적 아이디어는 특별한 사람이 만드는 거야’라며 스스로를 가로 막았을지 모릅니다. 위험은 무모하게 도전하고 감수하는 것이 아니라 관리할 수 있는 것이며, 창의적 혁신은 점진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라고 합니다. 새로운 탐험을 꿈꾸되 마라톤과 같은 지속적 도전이 우리에게 조금 더 넓은 삶의 방향을 제시해 주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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