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과
동행하는 그 길이
복지사회로 도약하는
길이 되길 바란다

 

▲ 김윤숙 사무국장
평택시수어통역센터

만물이 소생하는 봄, 4월이 되면 기다려지는 것이 있다. 장애인이 한자리에 모여 재활 의욕을 높이는 축제, 바로 장애인의 날이다. 지난 4월 18일 평택시에서도 장애인의 날 기념식이 진행됐다. 올해는 다른 해보다 특별한 공연이 펼쳐졌다. 장애인으로 구성된 푸른날개합창단이 많은 관객 앞에서 멋들어지게 노래를 불렀기 때문이다. 하나의 하모니를 만들기 위해 매주 모여서 조금은 느리게, 조금은 서툴게, 조금씩 화음을 만들었다. 단원 모두가 제각각 다른 형태로 노래를 불렀지만, 그들은 여전히 하나의 노래를 불렀고 하나의 화음을 만들어가고 있었다. 장애 유형과 특성이 다르다는 것을 장애인 당사자 자신도 이해하고 배려하며 서로를 알아가면서 이뤄낸 화음이기에 더욱 특별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평택지역 장애인을 위한 수어방송과 편의시설, 에티켓, 체육활동 등 다양한 분야에서 균형 잡힌 사회가 되기 위한 노력을 담은 짧은 영상을 제작해 상영했다. 영상 중에서도 특히 ‘수어방송’ 영상은 평택에서는 처음 시도하는 것이었다. 비장애인은 마음만 먹으면 텔레비전을 통해 다양한 뉴스나 정보를 접할 수 있지만, 장애인은 쉽지 않다. 아예 뉴스나 정보에 관한 소식을 접하지 않고 살아가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이 수어 방송은 장애인들의 관심을 끌었다.

행사는 유공자 표창과 축사, 오찬, 노래자랑 등의 순으로 마무리됐다. 그리고 잊혔다. 장애인의 날 행사가 끝나면 장애를 극복하며 희망적인 삶을 살아가는 장애 극복사례와 장애인 인식개선 행사 영상을 상영하던 TV에서도 장애인에 대한 언급이 현저히 줄어들었다. 그리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다. 4월 20일, 장애인의 날을 기념하고 국민의 이해를 돕기 위해 제정된 단 하루의 법정기념일에 불과하다.

얼마 전 평택시가 인구 50만 명을 넘어섰다는 소식을 전했다. 평택시는 인구가 증가하면서 도시의 미래를 위해 의논하고 시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비전을 제시해 공감을 얻었다고 전했다. 인구 50만 명 중에는 장애인도 포함돼 있다. 당연히 장애인의 삶의 질도 향상돼야 한다. 일회성에 불과한 장애인의 날 행사보다도 장애인의 욕구를 세세하게 살피는 것이 중요하고 시선의 차이가 배려의 차이로 바뀌어야 한다. 장애인 당사자 또한 진정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 역차별적인 인식이 아닌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하나의 하모니를 이룰 수 있도록 타당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

푸른날개합창단 개개인의 목소리가 멋진 화음으로 변화하는 과정이 아름다운 것처럼 우리 사회도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진정한 하모니를 통해 아름다워져야 한다. 제39회를 맞이한 장애인의 날 슬로건은 ‘포용으로 꽃피는 따뜻한 동행’이었다. 장애인과 동행하는 그 길이 복지사회로 도약하는 길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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