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균무기실험을
교묘하게 감추고 있는
‘한미어울림축제’를
당장 중단해야한다

 

   
▲ 임윤경 사무국장
평택평화센터

올해 3월 14일 평택 팽성읍 안정리 K-6캠프험프리스에서 세균무기 실험을 가능케 하는 미국 국방부 예산 <2019 회계연도 2018년 10월 1일~2019년 9월 30일 생화학방어 프로그램 예산 평가서>가 언론 보도를 통해 드러났다. 예산 항목에는 ‘Live Agent Test 살아있는 매개체 실험’이 명기되어 있는데, 실제 세균무기실험이 지난해 10월부터 K-6캠프험프리스에서 진행되었다는 이야기다. 평택시민과 시민사회단체는 크게 반발했다. 그리고 이 사건에 대한 평택시의 입장과 시민의 안전을 위한 대책을 듣고자 평택시에 공식 답변을 요청했다. 하지만 평택시는 현재까지 그 어떤 입장도, 시민안전 대책도 내놓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6월 8일과 9일 이틀간 K-6캠프험프리스 내에서 한미어울림축제(군문화축제)가 열린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주한미군 평택시대 개막과 미8군 창설 75주년을 기념해 미8군 사령관이 제안했고 경기도와 평택시가 공동 주최한다는 내용이다.

2015년 ‘살아있는 탄저균’ 사태를 겪고 나서도 평택시 사정은 별로 달라지지 않아 보인다. ‘한미 간 긴밀한 공조’ 같은 공허한 말들이 오갔을 뿐, 막상 주한미군이 언제 어떤 실험을 하고 있는지 알지 못한다. 주한미군이 알아서 공조해주지 않으면 별달리 알아낼 방법도 없는 것을 긴밀한 공조라 말한다. 평택시가 그런 공조를 위해 ‘협력’이란 이름으로, ‘축제’까지 벌인다는 발상 자체가 위험하다.

또한 무서운 세균무기 실험실을 전 세계에서 왜 하필 한국에 두는지도 의문이다. 군사기지라고는 하지만 주거밀집지역 인근에서 생화학 무기와 관련된 실험을 한다는 것이 정말 상식적이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미군이 다루기 ‘쉬운’ 곳, 위험한 실험을 해도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는 곳, 세균무기실험을 ‘축제’란 이름으로 교묘하게 숨길 수 있는 곳, 그런 곳으로 평택을 선택한 것은 아닌지 의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평택시민들은 평택시에 묻는다. “안정리기지에서 세균무기실험을 한다는데, 평택시민의 안전 대책은 왜 마련하지 않나?” “이러한 위협적인 상황에서 평택시민의 안전은 누가 지켜주는가?” “무시무시한 세균무기실험실이 있는 안정리기지에서 축제를 한다니, 가장 위험한 곳에 시민을 불러들이는 이유는 무엇인가?” “평택시민의 생명과 안전보다 미8군 75주년 기념이 더 중요한가?” “평택시민을 위해 일하라고 뽑은 시장, 시의원, 도의원은 안전대책을 세우고 축제를 반대해야하지 않나?”

‘한미어울림축제반대 캠페인’ 영상 제작 중 시민 인터뷰에서 나온 말들이다. 평택시민은 더 많은 질문과 의문을 가지고 있다. 평택시는 시민들이 던진 질문에 답할 수 있어야 한다. 언제나 우선은 안전이다. 시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세균무기실험실에 대한 대책 마련이 없는 상황에서 ‘한미어울림축제’를 강행하는 것은 평택시민을 기만하는 행위이다. 세균무기실험을 교묘하게 감추고 있는 ‘한미어울림축제’를 당장 중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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