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시는
시민과 소통하는
깨끗한 도시 평택에서
살고 싶다

 

 
▲ 이성희 대표
미세먼지대책
평택안성시민모임

얼마 전 인구 50만을 돌파한 평택은 지금 크고 작은 행사로 들떠있는 분위기다. 나 역시 내가 사는 평택이 발전하는 모습에 뿌듯하다. 그러나 평택이라는 지역이 50만 명의 사람들이 정말 살고 싶은 도시일까? 미세먼지가 나쁘기로 전국에서 손꼽힐 정도이고 각종 환경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는 이곳에 시민들은 진정 살고 싶을까?

몇 해 전 평택에서 처음 열린 미세먼지 토론회는 미세먼지 정책의 불모지였던 평택에서 열렸기에 획기적이고 반가운 행사였다. 첫 토론회를 통해 미세먼지의 심각성을 알리게 되었고 관심 있는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계기가 되었기에 뜻깊은 자리였다. 그 이후 시의 행정, 정치인들의 관심, 무엇보다 시민들의 인식이 달라졌다는 점에서 좋은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첫술에 배부르지 못하듯이 토론회라기보다는 발표회 같은 성격이 강했고 시민의 일방적인 요구와 그에 대한 시의 답변으로만 이뤄져 형식적인 모습을 보이는 등 한계가 있었다고 생각된다.

그리고 올해 5월 몇 해 만에 다시 열린 평택시의 미세먼지 토론회는 완벽하진 않지만 조금 더 발전한 느낌이었다. 시작부터가 달랐다. 미세먼지 문제에 관심이 많은 환경단체와 담당 공무원들이 토론 형식과 구체적 토론 주제까지 함께 만들어나갔다. 미세먼지와 관련된 각기 다른 소주제를 정한 몇 개의 원탁에 시민들이 둘러앉아 주제에 맞게 서로의 의견을 교환해 이전의 토론회와는 달리 더욱더 토론회다운 모습을 보였다. 이는 지난 몇 해 동안 여러 행사와 정책을 통해 미세먼지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높아졌고 시민 참여도 역시 높아진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이제는 정보와 정책을 일방적으로 주거나 내는 것에서 변화해 정책을 만들기 이전부터 시민과 함께하겠다는 의지가 돋보이는 토론회가 아니었나 생각한다. 전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간 느낌이다. 그리고 이제는 두 걸음, 세 걸음 더 나아갔으면 좋겠다.

이번 토론회를 통해 책에서 배우고 미디어를 통해 알게 된 것이 아닌 현장에서 피부로 느낀 점에 대해 이야기 나누며 각자의 목소리를 하나로 모아 앞으로 가야 할 방향을 추론할 수 있었다. 그러나 우리의 의견이 실제 시 정책에 반영되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시민 토론회는 무의미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평택에는 능력 있는 환경정책 전문가와 담당 공무원들이 있지만, 시민들이 일상에서 피부로 느끼고 있는 문제점들이 그들의 책상에 올라가기까지는 많은 단계와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토론회와 같은 소통 행사를 통해 시민들의 의견이 조금 더 빠르게 반영된다면 탁상행정이라는 비판 대신 시와 시민이 소통한다는 의미에서 바람직한 이미지를 갖게 될 것이고, 그 결과 살기 좋은 평택시가 만들어질 것이다. 평택시가 시민의 목소리를 듣겠다면서 앉아 있지만 말고, 직접 듣기 위에 찾아 나서는 노력을 해야 진정한 소통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인구 50만 시대에 평택시의 경쟁력이 높아지고 지자체의 힘도 강력해진 만큼 문제점도 많아졌다. 나쁜 공기 때문에, 오염된 환경 때문에 이사를 고민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인구 50만이라는 숫자가 무의미하지 않을까 싶다. 시민과 소통하는 깨끗한 도시 평택에서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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