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분별한 군軍문화체험, 어린이 교육 위해危害 심각
평화와 전쟁 혼돈, 韓·美 축제와 무기전시 구분해야


 

 

 

평택시 추산 8만여 명의 내외국인들로 인산인해를 이룬 ‘제1회 한미어울림축제’가 평택시 대표축제로서의 가능성을 알린 가운데 한편에서는 부대 내에 전시된 군사장비 등이 시민들의 의식제고와 시민안전은 물론 어린이들의 교육적 측면에서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평택에서 올해 처음으로 열린 ‘한미어울림축제’는 지난 6월 7일부터 9일까지 3일간 팽성읍 K-6 캠프험프리스 미군기지와 팽성읍 안정리 일원에서 개최됐다. 이번 축제는 주한미군 평택시대 개막과 미8군 창설 75주년을 기념해 경기도와 평택시, 미8군사령부가 공동으로 주최했다.

‘한미어울림축제’는 계룡군軍문화축제를 차용한 전국 단위 행사로 미 육군 헬기 레펠과 미군장비 전시체험, 특공무술 시범, 의장대와 군악대 공연, 체험부스 운영 등이 다채롭게 진행됐다.

6월 8일 찾아가는 음악회로 개최한 ‘국방TV 위문열차’ 공연은 미군과 한국군이 함께 화합하는 의미를 담아 전통민요 아리랑을 합창했으며 많은 연예병사와 인기가수들이 대거 출연해 큰 인기를 얻었다. 부대 밖에서는 ‘댄싱카니발’과 ‘한미친선한마음축제’가 함께 진행돼 축제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그러나 문제는 축제가 부대 안에서도 열렸다는 점과, 부대 내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전투장비와 무기전시가 이뤄졌다는 점이다.

평택평화센터 등 일부 시민단체는 현재까지 K-6 캠프험프리스에서 세균무기 실험을 할 수 있는 미 국방부 예산이 있다는 언론보도가 있었음에도 그곳으로 시민들을 초대해 축제를 벌인다는 점을 가장 큰 문제로 꼽았다. 현재까지 주한미군은 물론 평택시도 시민들이 납득할 만한 어떤 발표도 없는 상황에서 시민들을 부대 안으로 초청한다는 것 자체가 문제라는 것이다.

또한 시민들에게 선보인 헬기와 탱크, 소총 등의 무기는 평화가 아닌 전쟁을 위한 것으로 자라나는 아이들이 무분별하게 접할 경우 자칫 무기를 평화의 상징으로 인식하게 될 수 있고, 그러한 무기들에 대한 동경이 자칫 무기를 잘 만드는 힘 있는 나라를 무작정 동경하거나 폭력을 정당화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행사장을 찾은 남 모(30·남) 씨는 “한·미가 함께 어울리는 축제는 마다할 이유가 없고 더 흥겹고 풍성하게 이뤄져도 좋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시민들의 의식변화를 꾀할 수 있는 것이 축제와 뒤섞여 이뤄지는 것은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도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축제를 기획하는 단계에서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날 자녀들의 손을 잡고 팽성읍 안정리 축제장을 찾았다가 시민단체의 반대시위를 지켜본 최 모(43·여) 씨는 “아무 생각 없이 아이들과 축제장을 찾았는데 이분들이 반대하는 이유를 보니 납득할 부분이 있다”며 “전쟁과 평화가 축제라는 이름으로 혼동되면 결국 그 피해는 우리 아이들과 시민들이 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평택평화센터를 비롯한 일부 시민단체는 축제가 진행되기 전 공동성명을 내고 “이번 축제는 아이들이 전쟁무기를 체험하고 전쟁을 옹호하는 군사축제다. 전쟁을 준비하는 기지는 어떤 이유에서도 축제로 미화될 수 없다”며 “시민의 세금은 평화를 위해 쓰여야 하며 호전성을 키우는 군문화 행사를 거부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한편, 이번 한미어울림축제는 지난 2월 미8군의 제안으로 시작돼 평택시 13개부서, 7개 유관기관이 TF팀을 구성해 추진됐다. 평택시는 행사기간 중에 시민, 외국인,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축제 평가단을 운영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축제문화 개선을 위해 오는 7월중 전문가 초청 토론회를 마련해 이번 축제에 대한 발전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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