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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봄의 생각나무 / 204 - ‘학교’ ‘교도소’ ‘군대’
임봄 기자  |  foxant@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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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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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재미있게 읽고 있는 책이 한권 있습니다. 홍익대학교 건축학과 유현준 교수가 쓴 <어디서 살 것인가?>라는 책입니다. 책에는 학교 건물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는데 지금부터 그 이야기에 대해 생각해보려고 합니다.

아이들은 초등학교 6년과 중·고등학교 6년까지 모두 12년이라는 세월을 학교에서 보냅니다. 인격이 형성되는 그 시기를 자신의 의사와는 달리 꼼짝없이 학교 건물 안에서 보내야하는 것이지요. 학교에서는 창의력을 가진 인재, 우리나라의 미래를 견인할 수 있는 인재를 키우기 위해 다양한 수업들을 진행하고 있고 부모들은 창의력을 가진 뛰어난 인재로 키우기 위해 아이들을 다양한 학원에도 보냅니다.

그러나 건축전문가의 눈으로 살펴본 학교는 절대로 창의력이 생길 수 없는 공간입니다. 울타리가 쳐져 있고, 감시의 눈길이 있고, 모두 똑같은 옷을 입고, 똑같은 식판에 똑같은 밥을 배급받아 먹는 학교는 교도소나 군대와 다름없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똑같은 교실에 익숙해진 아이들은 자신과 조금만 달라도 이상한 사람으로 생각해서 왕따를 시키거나 혹은 나와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지 못하는 사람으로 자랄 수 있습니다.

저자는 이렇게 묻습니다. “평생 양계장에서 키워놓고는 어느 날 갑자기 닭장에서 닭을 꺼내 독수리처럼 날아보라고 한다면 어떻겠는가”하고 말입니다. 양계장 같은 학교에서 12년을 살아온 아이들에게 졸업 후 창업하라고 하거나 창의적인 미래를 일궈가라고 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는 말이지요.

모든 인간이 그렇듯이 아이들에도 자연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합니다. 학교라는 공간은 모든 것이 콘크리트 벽으로 되어 있어 자연을 접할 기회가 없습니다. 게다가 건물이 고층화되면서 아이들은 쉬는 시간에 운동장까지 내려와 뛰어놀 시간이 부족해졌습니다. 더구나 1층에는 대부분 교장실이나 교무실이 위치해 있어 마음껏 뛰지도 못합니다.

저자는 아이들이 쉬는 시간에 잠깐씩이라도 넓은 운동장에서 뛰어놀 수 있도록 학교는 저층으로 지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게 안 된다면 교장실이나 교무실, 행정실이 위층으로 올라가고 아이들은 아래층에서 공부할 수 있게 해주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그리고 갈수록 늘어가는 빈 교실은 다른 용도로 쓸 것이 아니라 허물어서 테라스를 만들어서 자연을 접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청소년 시기의 아이들은 끊임없이 성장하고 큰 변화를 겪으며 인격을 형성해갑니다. 그런 시기에 획일적인 공간에서 감시와 통제로만 아이들을 교육한다는 것은 참으로 슬픈 일입니다. 그런 환경에서 창의성을 가진 아이를 기대한다는 것은 어쩌면 우리 어른들의 욕심일지도 모릅니다. 자연을 도입한 학교 건물, 새로 짓는 학교라면 최소한 자연과 가깝게 설계하는 건물이 필요합니다. 아이들이 잠깐씩이라도 자유분방하게 뛰어놀 수 있도록 동선을 설계하는 것 역시 어른들의 지혜가 모아져야 가능할 것입니다.

환경에 지배받을 수밖에 없는 것이 인간이라면 아이들이 12년이라는 긴 시간을 보내야 하는 학교 환경에도 더욱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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