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만 대도시 달성을
자축하기에 앞서
질적 성장에 대한 고민이
이뤄져야 한다

 

▲ 이병배 부의장
평택시의회

인간에게 있어 수변공간은 교통과 물류거점의 기능 외에도 물놀이 장소 등으로 즐기던 휴식·여가 공간이었으나, 고도의 성장을 통한 산업화·도시화는 일상의 변화뿐 아니라 도시민을 물가에서 떼어 놓는 계기로 작용했다. 정서적으로 수변공간과 자연환경에 대한 애착과 향수를 가지고 있는 도시민들은 1990년대 중반 이후부터 도시환경 개선과 생태계 복원, 도시하천의 수질 개선, 수변공간 활용에 대한 욕구를 다양한 방법으로 실현하려 노력했다.

이러한 시도는 여러 시행착오를 겪으며 이렇다 할 성공을 거두지 못하다가 2000년 초 복원된 청계천에서 주목할 만한 이정표를 남겼다. 청계천은 복원사업을 마무리한 당시 개장 3일 만에 100만여 인파가 다녀갔고, 현재도 많은 이가 찾는 대표적인 휴식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이는 도시민들이 얼마나 수변공간에 목말랐는지를 반증한다.

마땅한 도심 속 휴식처가 부족했던 평택시민들도 경제적 성장과 더불어 휴식과 운동, 여가 공간으로서의 수변공간 조성에 대한 갈증이 커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개발’과 ‘확장’이라는 키워드로 도시화가 가파르게 진행된 평택은 도심 속 수변공간이 버려진 공간, 냄새나고 더러운 곳, 위험한 곳 등으로 인식되어 왔다. 시민의 주거시설과 밀접해 공존하는 듯하면서도 가까이 다가서기는 꺼리는 단절된 경계부가 되고만 통복천을 제대로 된 모습을 갖춰 시민 품에 돌려줘야 한다.

지난 4월 11일 평택시는 전국 226개 기초 지자체 중 16번째, 경기도 31개 시·군 중 10번째로 50만 대도시에 진입했다. 1995년 3개 시·군 통합 당시 32만명에서 24년 만에 인구 50만 대도시 시대를 열게 된 것은 모든 시민과 함께 축하하고 기뻐할 일임이 틀림없다.

하지만 이제 축제의 열기는 잠시 접어두고 질적 성장에 대한 진지한 성찰과 고민이 있어야 한다. 삶의 질을 높여줄 질적 성장이 걸음마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다면 진정한 명품도시 건설은 요원하다. 지금 평택은 모두가 체감할 수 있는 삶의 질 제고를 위해서 그 어느 때보다 구도심 재생과 통복천 등과 같은 휴식·여가 공간 확충에 각별한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다.

통복천은 이미 한 차례 많은 예산을 들여 도심 속 자연형 생태하천 조성을 시도했으나 느린 유속, 낮은 수심 등 자연적 요인으로 인한 물 고임과 수량의 한계, 상류 지역 축산 폐수 등 각종 오염물질 유입으로 악취 민원과 이에 대한 개선 요구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신도심과 구도심 간 격차로 인한 갈등 예방과 시민의 눈높이에 맞는 보다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통복천 수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과 오염원을 점검·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한 수질개선 정책과 구체적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 그동안 놓쳤거나 무분별하게 만들었던 부분을 정비하고 새로운 활력을 주는 것이 앞으로 우리가 할 일이다.

수변공간은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공간이다. 지난해 평택시의회는 ‘통복천 수질개선 대책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통복천을 자연이 살아 숨 쉬는 생태하천, 시민에게 사랑받는 힐링 공간으로 함께 만들어 가기 위한 각오를 다졌다. 멀리 돌아왔지만, 이제라도 시민사회와 평택시의회, 평택시가 각자의 상황과 형편에 맞게 중지를 모으고 힘을 보태 통복천을 깨끗한 생태하천으로 부활시키는 데 함께 노력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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