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현주/어크로스

 

 

   
▲ 김혜진 사서
평택시립 세교도서관

<퇴사하겠습니다> <퇴근할까 퇴사할까> <퇴사 후 비로소 나다운 인생이 시작되었다> <퇴사를 준비하는 나에게> …

도서관에서 매일 새 책을 만나다보면 ‘퇴사’라는 제목으로 달고 나오는 도서 출판이 점점 늘어나고 있음을 피부로 느끼곤 한다. 한편에서는 극심한 취업난, 사상 최악의 취업난이 심각한 사회문제라고 하는데, 2018년 통계청 조사 결과에 따르면 청년층의 첫 직장 평균 근속기간이 1년 6개월 미만이라고 한다. 이러한 아이러니는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성인으로 성장해서 독립적으로 생활하기 위해서는 노동이 필수적이지만, 평생 동안 해야 하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내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그 일에는 어떤 의미가 있는지 치열하게 고민하고 선택할 기회가 우리에게 있었던가. 일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어느 만큼은 공감할 수 있을 책, 제현주 대표의 <일하는 마음>을 소개하고자 한다.

작가는 자신의 ‘일한 경험’을 3기로 나누어 설명했다. 20대였던 1기에는 10년간 기업경영과M&A, 투자분야 전문가로 근무하고, 직장을 나와 2기 6년 동안은 협동조합 ‘롤링다이스’에서 작가·번역가·콘텐츠 디렉터로서 활동했으며, 최근 다시 투자사에 입사해 3기를 보내고 있는 중이란다. 모든 글에는 작가가 지나온 시간들이 진솔하게 담겨있어 읽는 사람이 다양한 경험의 파노라마의 어느 지점에서는 분명히 맞닿을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직장 생활을 처음 시작하는 사회 초년생들에게는 38페이지의 ‘배우는 법을 배우기’를 읽어볼 것을 권한다.

일과 육아를 병행하고 있는 워킹 맘들에게는 70페이지의 ‘일상의 테트리스’를 권한다. 저자의 동료이자 친구인 엄윤미 대표와의 대화가 깊이 와 닿는다.

엄윤미 님도 자기 주머니의 크기가 어느 정도인지 깨닫고 그 주머니에 너무 많은 공을 집어넣지 않으려 노력한다고 했다. 아이를 초등학교에 보내고 자신은 나이가 들고 체력이 떨어지면서, 그리고 진짜 잘하고 싶은 일을 시작하게 되면서 ‘어쩐지 해야 할 것 같은 일’로 분류되는 공돌을 과감히 버렸단다. 어떤 것들은 더 일찍 버렸어도 좋았을 거라는 생각도 했다고 한다. 그 말에 나도 깊이 공감했다. p. 76

나만의 전문성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직장인이라면 160페이지의 ‘우연성과 자율의 조건’을 권한다. 모두가 주 5일, 일 8시간 일하던 사회에서 벗어나 긱 경제, n잡러가 등장하고 있는 이 시점에 어떻게 커리어를 지속해나갈지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일을 시작하는,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탐색하고 있는 청년들에게는 181페이지의 ‘좋은 사람이 되게 하는 일’을 권하고 싶다.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일을 하는 것은 아니고, 더구나 특정한 누군가에게 좋은 사람이 될 필요는 없겠지만, 일을 잘한다는 것이 궁극적으로 더 좋은 사람이 되게끔 이끌어주지 않는다면, 굳이 일을 잘하려고 애쓸 필요가 있을까. (p.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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