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에 역행하는
퇴행적 재현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 김남훈/신한고 2학년
tizicer423@gmail.com

WHO 세계보건기구는 지난 5월 25일 국제질병표준분류기준에 게임장애를 만장일치로 포함시키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이제 게임을 하는 것은 병으로 분류될 수도 있게 됐다. 그러나 게임을 질병에 포한시킨 것이 과연 합당한 것인가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란의 여지가 많다. 병으로 분류될 수 있는 중독현상이나 진단기준 등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중독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것으로는 도박, 알코올, 마약 등이 있다. 중독의 핵심적인 특징은 금단현상, 내성, 갈망이 있는데 게임에는 이런 특성이 발견되지 않았다. 결국 게임은 핵심특성이 발견되지 않았음에도 도박, 알코올 등과 같은 선상에 놓이게 된 것이다.

게임장애를 진단하기 위한 기준도 정확하지 않다. 게임에 대한 조절력 상실, 일상생활보다 게임을 더 중요시 하는 것, 게임을 지속해 일상생활에 문제가 생기는 것 등의 증상이 12개월 이상 나타나야 게임장애로 진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인해 과학적 근거를 무시한 결정이라는 지적을 받는다.

정확치 못한 결정과 기준은 혼란을 야기할 수 있고 이에 따른 거센 반발에 부딪힐 수 있다. 서울대 산하 협력단은 WHO의 결정이 게임 산업에 피해를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셧다운제 당시에도 데이터를 기반으로 피해금액을 2023년 2조 2064억 원, 2024년 3조 9467억 원, 2025년 5조 2004억 원으로 분석해 산업위축을 예고했다. Esports 강국인 우리나라에 이 WHO의 권고안이 적용된다면 Esports라는 새로운 문화는 사라질 수도 있다. 특히 우리나라 보건복지부 장관은 WHO가 게임장애를 질병화하는 것으로 확정하면 이를 받아들이겠다고 한 바 있어 우려는 더 커지고 있다.

게임질병화를 막기 위해 게임관련 단체 27곳과 대학 16곳이 뭉쳤다. 준비위원회는 소프트웨어 교육을 중요시하는 4차 산업혁명에 역행하며 영화의 사상적 검열과 만화책을 불태운 때로 돌아가는 퇴행적 재현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외국 단체들도 항의하며 WHO의 결정과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게임은 청소년들이 심하게 할 경우 우려되는 부분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놀이이기도 하다. 오래 전 ‘애니팡’ 게임이 나왔을 때도 파급력이 어마어마했고 남녀노소 상관없이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게임이었다. 게임은 우리에게는 놀이이며 문화였지만 이제 게임은 위기에 놓였다. WHO의 이번 결정은 게임이라는 문화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저작권자 © 평택시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