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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기고 - 서로 기쁘게 돕고 위하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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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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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생산하는 농산물에
노력과 신뢰의 가치가
담겨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

 

   
▲ 임선영
슈퍼오닝농업대학
농산물가공과

필자는 이제 3년 차 초보 농사꾼이자 평택시 슈퍼오닝농업대학 농산물가공과 12기 학생이다. 20년 넘게 쥐었던 분필과 보드마커 대신 트랙터 운전대를 잡고 논을 갈고 이앙기로 모를 심는다. 학생들과 함께 살아가던 내 삶의 공간에 여러 농부들이 새로운 친구가 되었고 영어·수학·과학 책 대신 농기계, 작물재배, 가공 관련 책을 읽는다. 그리고 나와 상관없을 것 같았던 농업기술센터를 내 집 드나들 듯 다니며 여러 교육을 받고 있다.

사람은 혼자서 살아갈 수 없다는 말이 있다. 막연히 “그래, 함께 살아가는 거지”라고 무심히 지나쳤던 이 말이 이번 슈퍼오닝농업대학 12기 제주도 연수를 통해 “서로 돕고 위할 때 성공도, 행복도 따라온다. 그리고 그 시작은 나부터”라는 새로운 의미를 나에게 던져 주었다. 여행객이 아닌 농부의 눈으로 본 제주는 매우 달랐다. 그저 예쁘기만 했던 밭 사이, 사이 까만 돌담들이 척박한 땅을 일구기 위해 수도 없이 주워 쌓은 거라는 걸 나는 그동안 왜 알지 못했을까? 우리가 농사지은 쌀, 채소, 과일을 보며 소비자들은 맛있다, 맛없다, 값이 싸다, 비싸다 등 표면적으로 보이는 가치만 평가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열매에 우리 농부의 가치가 녹아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한 마을기업 견학을 통해 새삼 느끼게 됐다. 그곳에서 본 것은 최고의 농산물을 생산하려는 마을 주민의 신뢰와, 소비자들에게 그 신뢰와 신선함을 담아 전해주고 얻은 이익의 일부를 다시 마을을 위해 환원하려는 마을공동체의 노력이었다. 그리고 그 신뢰와 노력에 답한 한 할머니의 사연은 우리 모두의 마음을 찡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마을에서 키워 낸 열매를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그걸 받았을 때 행복하다던 할머니의 음성이 이 마을기업의 모든 사람에게 더 큰 보람과 활력소가 됐다는 것을 설명하던 담당자의 젖은 눈시울과 떨리는 목소리에서 우리는 모두 진심을 전달받을 수 있었다. 단순한 상품이 아닌 신뢰와 노력이 그 할머니에게도 전해졌을 것이라 믿는다.

누가 알지 못해도, 알아주지 않아도 스스로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서로의 신뢰가 더불어 성공하고 행복해지는 밑거름이 되어간다는 것, 앞으로 내가 이뤄가고 싶은 꿈의 일부를 이 마을 기업에서 본 것 같다. “10년이라는 지난 시간 속에 어떤 어려움과 고충이 있었나요?”라는 나의 질문에 담당자는 “아마 3만 5000가지는 될걸요?”라고 웃으며 답했다. 한정된 시간 안에 많은 제주의 선진 농업지와 시설을 견학해야 했기에 이곳에서 주어진 시간이 그리 길지는 않았지만, 나는 이번 연수에서 그런 마을 기업을 만난 것이 반가웠고 평택시농업기술센터에서 내게 그런 만남의 기회를 준 것에 대해서도 정말 감사하다. 조만간 다시 그곳을 찾아 그 3만 5000여 가지의 어려움과 고충을 듣고 올 예정이다. 이전에는 혼자서 무언가 해보겠다는 생각이 많았는데 이런 마을기업처럼 뜻이 맞는 사람들과 각자의 재능과 역량을 모아 함께 해나간다면 ‘서로가 기쁘게 돕고 위하는 세상’은 더 빨리 현실에 다가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내 심장을 뛰게 만든다. 이런 점에서 선구자가 있다는 것은 참 감사한 일이다. 앞으로 내가 겪을 시행착오 또한 많겠지만, 그 분들의 노력과 실수가 남긴 선례는 내겐 큰 힘이 될 것이다.

이번 제주도 연수에서 본 희망처럼 우리가 생산하는 농산물이 일정 가격의 가치에 그치는 것이 아닌, 사람을 위하는 우리의 노력과 신뢰의 가치가 담겨질 수 있기를, 그리고 그것을 받아 든 많은 사람이 함께 행복해질 수 있기를, 고객의 기쁨이 다시 우리에게 지금보다 더 나은 것을 위해 보완하고 노력해나가는 활력소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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