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 기준, 평택시는 박물관·미술관 13개 필요
2024년 역사박물관 건립, 더 늦춰질 가능성 있어
전문적 대처 필요, 유물수집부터 체계적 준비해야

문화체육관광부가 2023년까지 전국의 박물관·미술관을 1개관 당 인구수 4만 5000명에서 3만 9000명 수준으로 확충한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평택시의 문화 수준에 또 한 번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기준으로 볼 때 현재 인구 50만 명의 평택시는 박물관·미술관이 13개가 있어야 하지만 정작 평택시에는 일정 규격을 갖춘 등록 박물관·미술관이 하나도 없는 상태라 평택시민들의 낙후된 문화적 삶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평택시는 현재 2024년까지 고덕국제신도시 중앙공원에 ‘평택역사박물관’을 만들겠다는 계획으로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향후 5년 후면 평택시도 역사박물관 하나는 갖게 되는 셈이다. 다른 미술관이나 박물관은 차치하더라도 제대로 된 역사박물관도 없는 상황에서 이것은 분명 반길만한 일이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박물관 건립에 가장 중요한 유물 확보 계획도 제대로 수립하지 못하고 있어 박물관 개관이 지연될 가능성이 있고 설령 건립된다고 해도 내실 있게 운영될지도 현재로선 미지수다.

평택시는 오는 2024년까지 국비 28억, 시비 347억 등 모두 375억 원을 투입해 평택역사박물관을 건립한다는 계획이다. 부지 2만㎡, 건축연면적 6500㎡에 지하 1층, 지상 3층으로 건립될 예정이며, 이곳에는 전시실과 수장고, 자료실, 체험교육실, 어린이실 등이 갖춰질 예정이다.

평택시는 2015년부터 기본계획과 타당성 연구용역을 추진했으며, 2016년 7월 시민공청회를 거쳐 2016년 12월 LH 한국토지주택공사의 기부채납을 조건으로 부지를 확보했다. 2017년 6월부터 2018년 7월까지는 유물조사 연구용역을 추진했으나 당시 연구용역은 많은 지역 전문가들로부터 내용적으로 매우 부실하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평택시는 이러한 자료들을 토대로 올해 1월초 문체부 사전협의를 거쳤으나 유물 확보계획 등 일부 내용이 부실하다는 평가에 따라 부족한 부분을 준비해 내년 상반기에 다시 문체부 협의를 거친다는 계획이다.

평택시 계획대로라면 ▲2019년 12월 유물수집과 전시기획 완료 ▲2020년 1월 사전평가 신청 ▲2020년 5월 지방재정투자심사 신청 ▲2020년 11월 공유재산관리 심의 ▲2020년 12월 박물관 건립 설계공모 공고 ▲2021년 3월 건립공사 기본설계와 실시설계 용역 ▲2022년 3월 박물관 건립공사 착공 ▲2024년 7월 박물관을 개관하게 된다.

그러나 박물관 건립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인 유물 확보 계획이 매끄럽게 진행되지 않으면서 현재 평택시가 계획한 일정대로 추진되어질지는 미지수다. 이 때문에 문체부가 발표한 ‘박물관·미술관 진흥 중장기계획’이 평택시민과는 더욱 동떨어진 것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문체부는 지난 6월 24일 2019~2023년까지의 ‘박물관·미술관 진흥 중장기계획’을 발표하고 전국 박물관·미술관을 현재 1개관 당 인구수 4만 5000명 수준에서 2023년까지는 3만 9000명 수준으로 확충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2023년까지 박물관·미술관 186개를 새로 설립할 계획이다. 이용률도 2023년까지 30% 수준으로 높여 더 많은 사람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박물관·미술관을 찾도록 할 계획이다.

학예사 자격증과 국공립기관 채용과의 연계를 강화하고, 올해 7월 1일부터는 박물관·미술관 입장료 소득공제도 시행해 국민들의 박물관·미술관 이용 활성화를 도모한다.

박물관·미술관 건립 매뉴얼도 마련해 계획 수립부터 개관 이후 초기 운영까지 시행 착오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하며, 우수기관에 대한 인센티브와 미인증 기관에 대한 컨설팅을 강화하며, 지자체가 광역 공동수장고를 건립할 때는 건립비의 50%까지 지원하는 등 전폭적인 지원에도 나선다.

이처럼 정부 차원에서 대대적으로 박물관과 미술관 활성화를 꾀하며 국민들의 문화예술 향유 기회를 높이려는 시도를 하고 있지만 정작 평택시민들은 이런 기회와 혜택으로부터 멀어져 있어 아쉽다. 앞으로 5년 뒤 건립될 ‘평택역사박물관’만이라도 유물 수집에서부터 평택시의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대처와 노력이 어느 때보다도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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