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도 자연과 인간이
농촌과 도시가
어우러질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해야 하지 않을까

 

▲ 김윤아
슈퍼오닝농업대학
소득작물과

지난 2016년 슈퍼오닝농업대학 친환경과에서 공부하며 다녀왔던 제주도 국내연수를 3년 만에 소득작물과 학생으로 다시 참여했다. 서귀포농업기술센터와 온난화대응센터, 곶자왈 등 몇몇 곳은 이전에도 가본 곳을 다시 가는 코스라 조금은 지루하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막상 가서 보니 현재 배우고 있는 작물이나 내용이 달랐기 때문인지 모든 것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었다. 3년 전, 농업을 처음 시작하는 준비기에 방문한 제주도와 현재 농사를 지어본 후에 방문한 제주도는 사뭇 그 느낌이 달랐다. 아무래도 나의 마음가짐이 달라졌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제주도는 현무암지대로 논농사보다는 밭농사를 주로 하고 밭마다 돌로 얕은 담을 쌓아 경계를 이룬다. 예전이면 그냥 “아기자기 하고 예쁘다”하며 보고 넘겼을 돌담을 보고서는 “돌담을 쌓아둠으로 인해 잡초가 나지 않아 좋겠다”는 우스갯소리를 하는 나 자신이, 이제는 농업인의 시선으로 모든 걸 바라보게 된 것 같아 스스로도 재미있는 변화라고 느꼈다.

서귀포농업기술센터나 온난화대응센터에서는 슈퍼오닝농업대학 소득작물과 수업에서 배운 아열대 작물의 모습과 재배방법, 생장 과정 등을 직접 보고 관찰하며 배울 수 있어 무엇보다 유익했다. 현재 기후 변화와 아열대 작물에 대한 담당 직원의 소개와 아티초크, 올리브 등 몇 가지 작물은 실제로 볼 수도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됐다. 소득작물과 다른 학우들도 수업에서 배운 내용이어서 인지 관심 있게 보았으며 다들 흥미로워했다.

제주도는 많은 개발이 이뤄졌지만 곶자왈이나 비자림같이 자연을 있는 그대로 보존해놓은 곳도 많았다. 누군가의 방해를 받지 않고 자연을 있는 그대로 느끼고 걷자니 평소에 일하면서 받았던 스트레스와 피로가 싹 풀리는 것 같았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좋았지만 해설사의 설명을 곁들이니 그냥 지나쳤을 지도 모를 풍경 하나하나가 눈에 더 선명하게 들어왔다. 절물휴양림에서 만난 해설사의 설명 가운데 “무질서하게 보이는 숲에서도 나무와 풀은 서로를 도와가며 공존하고 있고, 작고 약한 생물부터 열매를 맺게 하고 그 이후에 큰 식물이 열매를 맺는다”는 말에서 우리 농업인의 모습도 이래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미리 기반을 다져놓은 농업인들이 있기에, 그리고 그런 농업인을 도와주는 관계기관 담당자가 있기에 이제 막 농업을 시작하려는 나와 같은 사람들이 많은 도움을 받고 서서히 전업농으로 성장할 수 있고, 또 새로 시작하려는 농업인들이 뿌리내릴 수 있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농업의 공존이 바로 이런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자연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주지만 우리는 자연에게 주는 것이 없다는 말을 많이 하곤 하는데 송악산 둘레길에서 식생보호와 훼손된 자연환경 복원을 위해 정상 탐방로를 5년이나 통제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연이 우리에게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듯 우리도 그 모습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게 돕는 것이 우리가 자연을 위해 해줄 수 있는 일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씨앗을 뿌리고 열매를 얻어 살아가는 우리 농부들은 한없이 자연에게 받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쉼을, 때로는 자연에게 받은 것을 돌려줄 줄 아는 자세를 가져야겠다고 반성도 함께 했다.

지역적으로 환경이나 특색이 다르겠지만 제주만의 특색이 있는 관광지, 자연휴양림, 체험농장 등을 보며 우리 평택도 자연과 인간이, 농촌과 도시가 어우러질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번 슈퍼오닝농업대학 연수는 듣는 만큼 알게 되고 아는 만큼 보이며 보이는 만큼 배운 연수였던 것 같아 참 의미 있는 2박 3일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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