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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칼럼 - 평택의 수돗물은 안전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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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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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이 어려울 때
문제 해결에 노력하는 모습이
‘시민 중심, 새로운 평택’의
모습일 것이다

 

   
▲ 이성희
평택시 동삭동 주민

붉은 수돗물이 전국적으로 이슈인 현재, 평택의 수돗물도 안전하지 못했다. 평택시는 한 대단지 아파트에서 발생한 수돗물 혼탁수 유입 사건이 다른 지역의 붉은 수돗물 사태와 다르다며 선을 그었으나 필자는 이 사건을 접하며 타 지역 붉은 수돗물 사태보다 시민들에게 더 큰 위협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택시의 설명에 따르면 이 사건은 얼마 전 피해를 당한 아파트 인근의 신규 아파트 건설 공사 현장에서 배수지 경계 밸브를 잘못 건드려 혼탁수가 유입돼 일어난 일로 파악했다고 한다. 공사 중인 협력 업체 직원의 실수로 5600여 세대의 수돗물에 들어가서는 안 될 혼탁수가 유입됐는데도 수돗물 자체는 깨끗하니 안심하라는 시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몇 년 전 어느 시골 마을의 상수원 독극물 오염 사건이 생각났다. 담당 공무원의 설명대로라면 누구라도 마음만 먹으면 밸브 하나로 몇 천 세대가 먹는 수도관에 깨끗한 수돗물이 아닌 위험 물질을 흘려보낼 수 있는 상황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 있을까? 시청 직원들과 함께 수질 검사를 위해 아파트 저수조 취수 과정을 참관했던 입주민 말에 따르면 저수조의 접근은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들어갈 수 있을 만큼 쉬웠다고 한다. 필자의 생각이 너무 과장된 상상일 수도 있겠지만 시민의 고통과 불편에 공감하지 않고 마치 수돗물의 수질만 괜찮으면 시의 잘못은 없는 것처럼 말하는 담당 공무원의 당당한 모습을 보며 “정말 평택시의 다른 잘못은 없었던 것일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혼탁수 유입 사건이 터진 지 어느새 한 달이 지났다. 지난 한 달 동안 입주민들은 책임의 주체들로부터 그 어떤 사과도 들은 바가 없다. 가정마다 더러워진 정수기 필터를 다시 교체하길 반복했고, 샤워기며 수도꼭지마다 필터를 설치하고 생수를 구입해 씻기도 했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피부병과 눈병 등으로 고생했으며 오염된 물인 줄 모르고 아이의 이유식을 끓여 먹였던 엄마들은 자책의 눈물을 흘려야 했다. 그러나 피해를 본 입주민들은 정신적, 신체적, 물질적 손해에 대한 보상 언급은 물론, 재발 방지에 대한 그 어떤 설명이나 계획도 듣지 못했다.

피해 주민들의 기대와 달리 평택시는 언론을 대상으로 배포한 브리핑 자료에서 입주민과 관리사무소의 지식이 부족해 적수로 오인한 것이라며 붉은 수돗물만 아니면 된다는 식의 표현을 시의 입장으로 내놓아 또다시 분노를 샀다.

며칠 전 참다못한 엄마들이 아이들을 안고 시청에 방문해 시장실 앞에서 돗자리를 펴고 항의하자 시장으로부터 문제 해결에 대한 약속을 들을 수 있었다. 만족스러울 만큼 시원스러운 결과를 얻지는 못했지만, 시장 면담 후에야 비로소 담당 공무원과 원인 제공 아파트 공사 책임자, 피해 아파트 시공사, 입주자대표, 관리사무소 관계자 등이 한자리에 모여 입주민들에게 사고 경과와 이후 대응 조치에 관해 설명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시민들이 일상에서 저수조의 수돗물을 직접 떠다 먹을 수는 없다. 지금 내 집에서 수도꼭지를 틀었을 때 더러운 물이 나온다면 수질이 나쁘다고 생각하는 것이 당연한데 시에서 물 자체는 나쁘지 않다고 얘기해봐야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샤워 한 번이면 샤워기 필터가 더러워지는 상황에서 원수로 공급되는 수돗물 수질은 좋으니 생활하는 데 불편함이 없을 것이라는 말로 진정시킬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면, 이제라도 자신들의 의지와 무관하게 불편하고 황당한 피해를 본 주민들의 입장을 헤아려주기 바란다. 시민이 어려울 때 가까운 곳에서 제대로 보고, 듣고, 확인하며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진정한 ‘시민 중심, 새로운 평택’의 모습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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