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에 휩쓸려
침묵하는 사람들이 늘어날수록
우리는 다른 중요한 것을
놓칠 수도 있다

 

   
▲ 김남훈/신한고 2학년
tizicer423@gmail.com

우리는 언론을 통해 새로운 의제를 접한다. 그러나 그 의제에 관심을 갖고 찾 다보면 간혹 의견이 한쪽으로 치우쳐진 경우가 있다. 과연 한쪽 의견만이 과시되는 언론들을 통해 사람들은 건강한 정보를 접할 수 있을까?

언론은 견제하고 감시하며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켜준다. 그러나 의제에 대한 의견이 한쪽으로 치우쳐진다면 사람들도 어느 쪽에만 치우쳐진 생각을 하게 될 수 있고 그에 따른 자신의 목소리를 못 낼 수도 있다. 우세한 의견에 반대되는 입장을 가진 사람은 점점 자신의 의견을 말하기가 어려워진다. 이를 ‘침묵의 나선이론’이라고 말한다.

반면 자신과 같은 의견이 우세할 때에는 더 강하게 말한다. 자신의 의견과 다르면 나선의 안쪽으로 돌며 점점 작아지고 같으면 바깥쪽으로 돌며 점점 커지는 것이다. 노엘레 노이만이 발표한 침묵의 나선 이론은 자신의 의견이 다수의견과 다를 경우 고립에 대한 공포로 인해 침묵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이 이론을 바탕으로 한 재미있는 실험도 있다. 솔로몬 애쉬의 동조실험으로 피실험자에게 직선과 길이가 다른 A, B, C의 선을 보여준다. 직선과 길이가 같은 선은 A, B, C 중 무엇이냐고 묻는다. 답은 B였고 혼자서 할 경우 정답률은 99%를 보였다. 다음에는 참가자 8명을 불렀다. 7명은 실험협력자이고 1명이 피실험자다. 한명씩 길이가 같은 선이 무엇인지 답한다. 피 실험자는 마지막 순서였고 7명 모두 C라고 답한다. 이에 마지막 피실험자는 C라고 답한다. 이와 같은 집단에서는 정답률이 63%로 떨어졌다. 집단에 동조해 자신의 의견을 낼 수가 없게 된 것이다.

침묵의 나선이론에 대한 사례도 있다. 바로 힐러리 클린턴과 트럼프가 치른 대선이다. 미국의 한 통계업체 파이브서티에이트닷컴에서 조사한 결과 트럼프가 당선될 확률은 30~40%였다. 대선 결과 트럼프가 이겼으나 여론조사의 확률과는 달랐다. 침묵했던 트럼프 지지층이 투표에서 드러났던 것이다. 침묵의 나선이론은 현재 지배적인 여론을 보여준다는 장점이 있다.

언론이 한쪽으로 치우치면 설령 의견이 다르다 해도 자신 역시 이에 동조해서 치우쳐진 의견에 동의하거나 침묵할 수 있다. 언론에 휩쓸려 침묵하게 되는 사람들이 늘어날 경우 한쪽이 더 커지면서 우리는 다른 중요한 것을 놓칠 수도 있다. 이런 일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설령 자신의 생각이나 여론과 다르다 해도 반대되는 입장을 찾아 읽어보고 자기 스스로 생각해보는 태도가 필요하다. 거센 역풍을 맞을지라도 자신의 생각을 보여주는 것이 침묵을 피하고 우리가 다른 중요한 것을 놓치지 않는 보다 건강한 사회를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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