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5년 4월 18일

결혼식장에 신부가 둘 등장
모산골 가다 길 잘못 들어

 

 

“신랑 한 사람에 신부가 둘이나 나타나 일대 넌센스 극을 일으켰다. 이제 그 내용을 들어보면, 진위군 평택면 평택리(振威郡 平澤面 平澤里)에 거주하는 조순호(趙淳鎬, 假名, 二一)는 지난 十八일 신랑집에서 혼례를 거행하려고 만단 준비를 하고 신부 오기만 기다리던 중 신부를 맞으러 나간 사람이 신부를 맞아 들어오므로 곧 혼례식장에 신부가 둘이 되어 소동을 일으켰는데, 자세히 알아본즉 먼저 들어온 신부는 송탄면 모산골(松炭面 毛山里)로 가는 신부인데, 잘못 맞아 와서 그와 같이 되었다 한다.”(『조선중앙일보』 1935년 4월 22일)

일반적으로 엉뚱한 일이 일어났을 때를 hallening 해프닝이라고 한다. 해프닝의 사전적 의미는 ‘우연히 일어난 일’이다. 이외에도 ‘전위적이고 실험적인 예술 행동이나 표현 양식’을 해프닝이라고 한다. 전자의 경우가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자주 일어나는 상황이 아닌가 한다. 이와 비슷한 말이 nonsense 넌센스라는 말이다. 터무니없고 어리석은 말이나 생각이 여기에 해당한다. 흥미롭고 재미있는, 그리고 터무니없는 사건을 해프닝 또는 넌센스라고 하는데 바로 이런 해프닝이 평택에서도 일어났다.

1935년 4월 18일 당시 진위군 평택면 평택리(현 평택시 평택동)에 사는 21살의 조순호라는 청년이 결혼을 하게 되었다. 요즘이야 연애가 대부분이라 신랑과 신부도 얼굴을 너무나(?) 잘 알고 있지만, 1935년만 해도 양가 부모님이 정해준대로 결혼을 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아마도 조순호 역시 부모가 맺어준 신부와 결혼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신랑 조순호는 자신의 집에서 만반의 준비를 마치고 신부를 기다리고 있었다. 신부를 마중 나간 사람들이 신부를 데리고 왔는데, 공교롭게도 신부가 둘이 되었다.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 일어나서 결혼식장은 대혼란으로 이어졌다. 그 사연인즉 송탄면 모산골로 가야 할 신부를 잘못 데리고 온 것이다. 신부의 얼굴도 모르고 맞으러 갔다가 신부의 모습만 보고 데리고 온 것이다. 하마터면 큰일(?)날 뻔한 해프닝이었다. 신문 기사에서는 ‘넌센스 극’이라고 하여 터무니없는 일로 치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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