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의 여지가 없었다는
이 말을 처음에는
이해하지 못했었지만
계속 되뇌어보니 알겠다

 

 

 
▲ 김남훈/신한고 2학년
tizicer423@gmail.com

SF 장르를 좋아했던 나는 테드 창의 단편집 소설을 읽었다. 이 책의 뒷면에는 “그리하여 당신은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4차 산업혁명의 기술발전이 이루어지고 있는 지금 미래에 나올 수 있는 기술들과 그에 관련된 윤리적 문제들을 다룬다. 그리고 “어떻게 살 것인가” 라는 질문을 독자들에게 던진다.

단편들 중 인상이 깊었던 것은 첫째로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버튼과 전등이 있는 작은 리모컨이 있다. 우리가 그 버튼을 누르기도 전에 전등이 켜진다. 아무리 전등이 켜지는 것보다 빨리 누르려고 해도 불가능하다. 그리고 누르려 하지 않을 때 전등은 절대로 켜지지 않는다.

이 이야기는 인간의 자유의지에 관한 물음이다. 버튼을 누르려던 사람은 어차피 누르게 될 것이라는 것이고 이 작은 리모컨은 미래를 알고 전등이 켜지게 하는 것이다. 즉 이야기에서는 인간에게는 자유의지란 없고 어차피 그렇게 될 것이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과연 현실 속 우리에게 자유의지가 있을까? 읽으면서 자유의지에 대한 생각을 처음으로 해보게 되었다. 그리고 이야기가 끝날 쯤에는 오싹했고 전율이 흘렀다.

우리에게 자유의지가 없다면 절망스러울 것이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이라 생각하고 행동했어도 미래는 어차피 그렇게 될 것이었고 결국 똑같이 흘러가게 되었다는 이야기다. 현재 이 세상도 이미 예견되었다는 사실은 믿고 싶지 않다. 이야기는 화자가 리모컨에 대해 설명해주며 자유의지가 없다는 것을 알아도 절망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남긴다.

마지막에는 화자의 인상 깊은 말이 나온다. “내가 왜 이런 이야기를 해주는지 모르겠다. 달리 선택이 여지가 없었기 때문이다”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는 이 말을 처음에는 이해하지 못했었다. 계속 되뇌어보니 알았다. 자유의지가 없었기 때문에 화자도 이런 일을 하게 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선택의 여지는 없었다는 이 말은 지금까지도 이 소설을 생각하면 계속 맴돌게 되는 말이다.

둘째로 소프트웨어 객체의 생체주기라는 이야기다. 작가가 이 이야기에서 하고자 하는 물음은 알 수 없지만 인공지능과 기계 등에 대한 인간의 사랑이 아닐까한다. 소프트웨어 객체라는 것을 키우는 사람들은 이 소프트웨어 객체를 사랑해주고 보듬어준다. 그들과 얘기도 하고 함께 놀기도 한다. 과연 나라면 소프트웨어 객체라는 것을 사랑할 수 있을까. 보는 사람들마다 관점이 다를 것 같다. 누군가는 이것을 그냥 감정이 없는 기계라 생각할 수 있고 다른 사람은 반대로 생각할 수도 있다.

머지않아 우리는 로봇들과 함께 생활할 것이다. 길을 걸어가다 보면 내 옆으로 로봇이 지나갈 수도 있다. 어떤 사람은 홧김에 로봇을 때릴 수도 있고 누군가는 그러면 안 된다고 말하는 미래를 상상해보니 난 어느 편일까 궁금하다. 어느 쪽도 아닐까. 이 밖에도 많은 단편을 읽어보니 미래를 살짝 맛보기 한 것 같아 재미있었다. 궁금하다 정말 나중엔 어떻게 될까? 나는 어떻게 살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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