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학교와 학생은
우리가 지켜야 할 우리학교
우리가 함께 키워야 할
우리의 아이들

 

▲ 임국평 사무국장
평택-에히메시민교류회

지난 8월 2일 일본은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을 공포했다. 이는 일본 강제징용피해자들이 전범기업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승소판결에 대한 보복조치로 한일 간 경제적 문제를 넘어 정치적으로 첨예하게 대립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제외 조치로 개인 혹은 시민단체 등을 중심으로 아베정부에 대한 대일 투쟁을 벌이고 있다.

이러한 현 상황에서 평택시 시민단체와 시민들은 ‘시코쿠조선초중급학교 지원 모임’을 발족하였다. 이 또한 아베정권을 규탄하고 투쟁하는 하나의 방법이기 때문이다. 조선학교는 한일 간 역사와 정치경제적 문제가 극명하게 드러나는 장소라고 할 수 있다. 일본정부는 2010년부터 이른바 ‘고교무상화법에 따라 고교수업료를 전액 또는 일부 면제해주는 제도를 시행해왔다. 그러나 2012년 연평도 포격사건으로 심사를 보류했고, 이후 아베정권은 조선학교가 ‘북한과의 연계가 우려 된다’는 이유로 10개의 조선고급고등학교를 무상화 대상에서 제외시켰다. 아베정권의 탄압으로 조선학교는 ‘각종학교’로 지정되어 학교의 재정은 수업료와 동포들의 기부로 운영되고 있어 열악한 교육환경에 처해 있다.

일본 내 조선학교는 1945년 해방된 조국으로 돌아오지 못한 60만의 재일조선인들은 빼앗긴 우리말과 글, 그리고 우리의 역사를 찾기 위해 국어(조선어)강습소를 만들어 가르치기 시작한 것이 모태가 되어 세워졌다. 1948년 한신교육투쟁에 의한 조선학교 폐쇄사건 이후 1970년대 조선학교는 161개교, 학생 수 4만 6000명에 달했으나, 외국인학교법안에 의한 조선학교 통제, 2000년대 대학수험자격 박탈과 2012년 고교 무상화 배제 등의 사건을 거치면서 감소하였다. 현재는 64개 학교에 약 7000명의 학생이 있고, 이중 시코쿠조선초중급학교는 초급, 중급반 학생 14명이 재학 중이다.

평택-에히메시민교류회는 자발적 시민단체로 2005년 일본의 교과서 왜곡과 채택 반대 운동을 시작하였다. 이후 왜곡 교과서 채택에 대한 항의 서한 및 기자회견을 가졌고 위안부 및 강제동원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일본의 시민단체와 15년째 교류를 진행해 오고 있다.

평택-에히메시민교류회와 시코쿠조선초중급학교의 인연은 2012년 시코쿠조선학교의 교사가 교류회의 통역을 맡아주면서 시작되었다. 2012년 시쿠코조선학교를 처음 방문할 당시 열악한 교육환경 개선을 돕기 위해 시민기금에 기금을 위탁하는 등 조선학교에 대한 지원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교류를 지속해 왔다. 이를 발판으로 2019년 8월13일 시코쿠조선초중급학교의 재정적 지원을 위해 평택시 시민단체와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결성한 ‘시코쿠조선초중급학교 지원 모임’이 발족되었고, 연 1000만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시코쿠조선초중급학교 지원 방법으로 우선 연간 1,000만원을 지원하기 위한 지속적 참여단체와 개인 참여자를 모집하고 있기 때문에 조선학교를 재정적으로 지원하는 회원으로 참여해서 도와줄 수 있다. 또한 학교시설이 열악하여, 노후 된 시설에 대한 보수 및 관련 물품을 보내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조선학교에 대한 선입견의 개선이 우선되어야 한다. 조선학교를 다니는 학생들은 자신들의 잘못된 과거를 인정하지도 반성하지도 않는 일본 땅에서 우리의 말과 글, 그리고 역사를 지키기 위해 사회적 편견과 제도적 차별에서 여전히 투쟁하고 있다. 조선학교와 조선학교의 학생은 한민족으로서 우리가 지켜야 할 우리학교이고 우리가 함께 키워야 할 우리의 아이들이다. 이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따뜻하고 든든한 지원방법이다.

저작권자 © 평택시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