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5년 4월 10일

돈 10원 혼자 갖는다고 시비
형이 동생 두 살 조카딸 밟아

 

 

“지난 十일 오후 十시경에 四촌 형제끼리 싸우다 종형 오촌 조카딸을 밟아 죽인 일이 있다. 그 내용을 들으면 진위군 부용면 다락말(振威郡 芙蓉面 頭里) 정용진(鄭龍鎭, 二七)이는 자기 사촌 누이 되는 강원도 고성군 현내면 명파리(高城郡 峴內面 明波里) 안종수(安鍾洙)의 처 정유감(鄭有敢, 二二)이가 돈 十원을 가해자 동생 정성진(鄭成鎭, 二七)에게 보낸 것을 가해자 전기 정용진은 어째서 돈 十원을 너 혼자서 먹느냐고 누차 언쟁하여 오던 중 지난 十일 오후 十시경에 정용진이가 술을 먹고 와서 돈 十원 까닭에 싸우다가 피해자의 장녀 언련(言蓮, 二)을 밟아서 약 한 시간 후에 즉사케 하였다는데 평택경찰서에서는 가해자인 정용진을 인치하고 엄중 취조 중이며, 그는 그 동리에서도 불량자(不良者)로 취급하고 있다 한다.”(『조선중앙일보』 1935년 4월 14일)

우리 속담에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말이 있다. 이는 남이 잘되는 것을 시기하거나 질투하는 것을 비유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래서 일가친척이나 가까운 사이에서 누가 잘 되었을 때 자주 사용한다. 또 돈 때문에 형제들이 싸우기도 하는데 평택에서 형제가 싸우다가 어린 조카를 죽인 사건이 일어났다.

1935년 4월 10일이었다. 평소 마을에서 불량배로 알려진 정용진은 정성진과는 종형 즉 오촌형제 관계로, 정용진이 형이고 정성진은 동생이었다. 강원도 고성군 현내면에 사는 정용진의 사촌누이 정유감이 동생 정성진에게 돈 10원을 주었다. 이 돈 10원이 사건발단의 원인이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정용진은 동생 정성진을 찾아가 누이가 준 10원을 나누어 가져야지 왜 혼자서 가지냐고 시비를 걸고 언쟁을 하였다.

한두 번도 아니고 여러 차례 언쟁을 하던 끝에 4월 10일 밤 10시경 술을 먹고 다시 동생 정성진을 찾아가 돈을 내놓으라고 언쟁이 시작되었다. 그동안 잦은 시비와 언쟁으로 참아왔던 동생 정성진은 마침내 형 정용진과 싸움을 하게 되었다. 화가 난 형 정용진은 동생의 두 살짜리 아이를 발로 밟아 버렸다. 두 살 딸 언련이는 한 시간 후 즉사하였다.  

돈 10원 때문에 싸운 형제는 둘 다 불행하게 되었다. 형은 살인으로 평택경찰서에 잡혀가 엄중 조사를 받았으며, 동생은 자식을 잃은 슬픔을 당하였던 것이다. 요즘도 종종 ‘형제의 난’이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키기도 하는데, 돈도 좋지만 우애 있는 형제의 모습이 더 좋지 않았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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